왜 회전문 아닌 에스컬레이터일까?…박은빈표 ‘우영우’ 감성 잇는 일본판의 섬세한 변주 [드라마PICK]
||2026.10.28
||2026.10.28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우영우 열풍'을 일으켰던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이번에는 일본의 색채를 입고 글로벌 시청자를 찾았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일본 리메이크작 '미나미다 미나미 변호사는 천재형(南田南弁護士は天才肌)'은 원작이 지닌 따뜻한 감동과 휴머니즘의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일본 현지의 문화적 코드와 정서에 맞춘 세심한 각색으로 방영 초반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캐릭터 이름부터 주요한 설정까지, 디테일을 살린 변주가 눈에 띈다. '우영우'(박은빈)의 자기소개는 빠질 수 없는 시그니처 장면이다. 아시다 마나가 연기한 일본판에서도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똑같은 이름이라는 설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한자로 쓸 때도 읽을 때도 '미나미다 미나미(南田南)'라는 앞뒤가 같은 이름으로 재탄생해 위트있는 첫 인상을 남겼다.

주인공의 영혼을 달래주는 상징적 음식인 소울푸드 역시 일본 현지에 맞춰 변주했다. 원작 속 우영우의 소울푸드는 김밥이다. 속 재료가 훤히 보여 안심할 수 있기 때문. 일본판에서는 김밥이 속 재료 없이 소금만 넣은 시오 오니기리로 바뀌었다. 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 예상하지 못한 맛으로 놀랄 일이 없다는 설정이다. 비록 대상은 달라졌으나,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깊은 사랑과 정성이 담긴 음식이라는 본질적인 맥락은 그대로 이어진다.
공간적 장애물 설정 또한 일본의 사회적 현실을 예리하게 반영했다. 원작에서 주인공이 로펌 문턱을 넘을 때마다 정서적 경계와 도전의 상징으로 등장했던 '회전문'은 일본판에서 '에스컬레이터'로 대체됐다. 과거 일본에서 발생했던 비극적인 회전문 아동 사망 사고 이후 많은 빌딩이 회전문을 대거 철거한 현실을 반영했다. 원작의 설정을 무리하게 가져오는 대신 현지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장치로 영리하게 풀어냈다는 평이다.

주인공의 곁을 지키며 큰 사랑을 받았던 친구 '최수연'(하윤경) 캐릭터 역시 매력적으로 재해석됐다. 원작에서 '봄날의 햇살'이라는 다정한 별명으로 불렸던 '최수연'은 일본판에서 '아사히 코하루(朝日小春)'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름 자체에 '봄날의 아침 햇살'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조력자의 온기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이처럼 '미나미다 미나미 변호사는 천재형'은 단순한 모방을 넘어 일본의 문화와 현실을 정교하게 녹여낸 웰메이드 리메이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원작의 튼튼한 뼈대 위에서 현지 감성을 입고 펼쳐질 앞으로의 에피소드들이 어떤 위로와 재미를 전해줄지 기대가 쏠린다. '미나미다 미나미 변호사는 천재형'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일본 KTV에서 방영하며, 넷플릭스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