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식 감독 "‘100일의 거짓말’ 김유정·박진영에 확신"

맥스무비|김보라 기자|2026.10.29

유인식 감독 [사진=tvN]
유인식 감독 [사진=tvN]

유인식 감독이 ‘100일의 거짓말’에 담긴 첩보 로맨스의 매력과 배우들의 연기, 독립운동을 향한 묵직한 질문을 밝혔다. 

경성의 밀정들이 펼치는 사랑과 배신, 생존의 이야기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작품의 차별화된 색깔도 선명해지고 있다.

tvN 20주년 특별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극본 류보리, 연출 유인식)은 독특한 설정과 인물의 선택을 앞세워 호평받고 있다. 

유 감독은 3년 전 기획안과 초고를 처음 접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장르의 클리셰에 갇혀 있지 않은 인물들이 매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치열하게 선택하는 이야기에 끌렸다”고 밝혔다.

작품의 시작점인 경성역도 인상적인 요소였다. 기차와 철도가 근대화의 상징인 동시에 식민 지배의 도구였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소매치기 이가경은 유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재능과 생기를 지녔지만 가난과 절망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가경이 기존 시대극과 다른 방향으로 작품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으로 봤다.

유 감독이 꼽은 ‘100일의 거짓말’의 핵심은 첩보와 로맨스가 맞물리며 만들어내는 역설이다. 적의 마음을 얻으려다 사랑에 빠지는 밀정들의 관계, 달콤한 로맨스와 숨 가쁜 첩보 액션이 교차하는 전개가 긴장감을 형성한다. 

여기에 한국어뿐 아니라 일본어·영어·중국어가 뒤섞인 경성에서 통역이라는 행위가 첩보전의 도구로 활용되며 독특한 서스펜스를 완성한다.

배우들을 향한 찬사도 이어졌다. 이가경 역의 김유정에 대해서는 “지긋지긋한 가난과 혹독한 멸시도 생기를 꺾을 수 없는 인물”이라며 “김유정 배우는 말 그대로 터져 나오고 날아오르고 불꽃처럼 타오른다”고 극찬했다.

박진영이 연기하는 사토 히데오·김태웅은 정체성 사이에서 흔들리는 청년이다. 유 감독은 박진영의 맑은 눈과 꾸밈없는 연기가 인물의 상처와 순수함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복수를 위해 자신을 몰아붙이면서도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유소란 역의 김현주에게는 “바라보고 있으면 믿음이 가고 기대고 싶은 느낌이 있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사진=tvN
사진=tvN

이무생의 절제된 감정 표현과 독보적인 분위기도 호평했다. 최종 빌런 사토 신이치를 연기한 진선규에 대해서는 실제 현장에서 유쾌한 분위기 메이커였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욕망과 악의에 사로잡힌 인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고 전했다.

최근 공개된 조선총독부의 기송관 공사 장면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상상에 기반한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일제가 근대 기술을 식민 지배의 명분으로 내세웠다는 시대적 맥락을 고려해 첩보전의 주요 무대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유 감독이 작품을 통해 던지고 싶은 질문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이다. 그는 “그분들은 젊디젊었고 나라를 잃어버린 책임도, 목숨 걸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어야 할 의무도 없었다”며 “그런데 어떻게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까지 가게 되었을까”라고 물었다.

이어 극 중 인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거짓말을 하지만 양심과 사랑 앞에서는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 감독은 시청자들이 인물들의 뜨거운 마음에 닿고, 훗날에도 작품을 떠올리며 그 온기를 느낄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100일의 거짓말’ 7회는 오는 31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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