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종면접’ 강유석·곽동연→배강희, 궁지에 몰린 청춘의 민낯
||2026.10.30
||2026.10.30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취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청춘들에게 우정은 어디까지 유효할까. 함께 밤을 새우고 서로의 합격을 응원하던 동료가 어느 날 가장 경계해야 할 경쟁자로 바뀐다면? 영화 ‘최종면접’은 취업난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을 밀실 서바이벌 스릴러로 끌어들여 인간의 이중적인 얼굴을 들여다본다.
‘최종면접’(감독 김정훈, 제작 커버넌트픽처스, 배급 NEW)은 대기업 최종면접장에 모인 6명의 지원자가 자신들의 치부를 담은 의문의 폭로 봉투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일본 소설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을 한국의 취업 문화와 20대 청춘의 현실에 맞게 각색했다. 한진우(김재원 분), 문혜인(조이현 분), 백승빈(신승호 분), 이희찬(강유석 분), 전요한(곽동연 분), 차주원(배강희 분)은 한 달 동안 같은 팀으로 호흡을 맞추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한진우와 문혜인 사이에 싹트는 풋풋한 감정은 경쟁과 불신이 지배하는 이야기 속에서 달콤하게 숨구멍 역할을 한다.
그러나 면접 당일 6명 가운데 단 1명만 합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달라진다. 서로를 향한 응원은 미묘한 경계로 바뀌고, 첫 번째 폭로 봉투가 열리는 순간 쌓아온 관계에도 균열이 생긴다. 제한된 공간에서 2시간 동안 다섯 차례 투표를 진행하는 설정은 인물들을 선택의 기로로 몰아넣는다. 봉투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누군가에 대한 믿음은 의심으로 변하고, 관객 역시 여섯 명 가운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추적하게 된다.
흥미로운 지점은 폭로의 내용 자체보다 그것을 마주한 인물들의 반응이다. 위기에 처했을 때 누군가는 자신을 방어하고, 누군가는 타인을 공격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관찰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 평소에는 감춰져 있던 성격과 욕망이 궁지에 몰린 순간 튀어나온 것이다겸. ‘최종면접’이 던지는 질문은 누가 더 뛰어난 지원자인가가 아니라 인간은 자신의 생존이 걸렸을 때 어디까지 달라질 수 있는가에 가깝다.
배강희와 강유석, 곽동연, 신승호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불안과 의심을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여섯 배우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인물들의 관계가 뒤집힐수록 더욱 팽팽해진다. 특히 서로를 믿었던 시간이 길수록 배신과 폭로가 주는 감정적 파장은 커진다.
아쉬움도 있다. 폭로를 중심으로 치솟던 갈등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각 인물의 사연을 풀어놓는 대목에서는 긴장감이 다소 느슨해진다. 인물의 내면을 설명하는 과정이 익숙한 드라마의 문법에 머물면서 초반 밀실 스릴러가 선사했던 날카로운 몰입도를 충분히 이어가지 못한다.
그럼에도 ‘최종면접’은 청년들에게 취업이 단순히 직장을 얻는 문제가 아니라 관계와 자존심, 때로는 자신의 가치까지 시험받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포착한다. 함께 웃고 의지했던 동료가 경쟁자가 되는 순간 우정은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다. 합격이라는 하나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여섯 청춘의 게임은 면접장 밖에서도 여전히 경쟁해야 하는 우리에게 씁쓸한 질문을 남긴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11월 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