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시모 모시는 67세 며느리, 자식 잃은 아픔에 동병상련한 46년 단짝 고부 공개 (인간극장)
||2026.10.30
||2026.10.30
'인간극장에서 95세 시모를 모시는 67세 며느리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오는 11월 2일부터 6일까지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에서는 포천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할머니 김칠덕(95)과 그의 며느리 목해경(67)의 이야기를 담는다.
세월을 품은 포천의 어느 시골집, 이곳에 꼬부랑 할머니 김칠덕 씨(95)가 살고 있다. 낫을 지팡이 삼아 겨우 걸음을 옮기면서도 기어이 밭에 나가 대추나무 자르고, 콩 따고, 직접 잔디까지 깎는 천생 농부다. 여기에 집에서는 앉은 채로 바닥을 쓸고 닦는 깔끔쟁이 할머니다. 그런 칠덕 할머니 곁을 며느리 목해경 씨(67)가 지킨다. 일 욕심부리는 시어머니와 함께 텃밭을 일구며 고구마, 고추, 들깨 수확에 심지어는 콩을 갈아 직접 두부도 만든다. 이에 더해 고기 좋아하는 시어머니 입맛에 맞춰 매 끼니 식사를 챙기고, 손수 목욕도 시켜드린다. 밤이 되면 한 이불 덮고 앉아 도란도란 말벗도 되어주니, 두 사람은 고부라는 인연을 넘어 서로의 가장 친한 친구다.
칠덕 할머니와 해경 씨는 무려 46년을 함께 살았다. 사실 이들이 이토록 긴 세월을 함께한 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40대 젊은 나이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가정을 책임져야 했던 두 사람. 그 세월이 참 고단했기에 더 이상의 시련은 없길 바랐다. 그러나 해경 씨마저 자식을 앞세우는 모진 아픔을 겪어야 했다. 꼭 닮은 인생에 거울을 보듯 상대의 아픔이 보이고 서로가 늘 안쓰럽기만 하다.
그래도 이들에게 그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워주는 이가 있다. 해경 씨의 남자친구 김종만 씨(67)다. 쉬는 날이면 와서 힘든 일도 거들고, 칠덕 할머니의 말동무가 되어 드린다. 지난해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칠덕 할머니를 볼 때마다 어머니 생각에 더 마음이 쓰이고 잘해드리고 싶다는 종만 씨. 모처럼 쉬는 날 어김없이 찾아와서는 칠덕 할머니 바깥바람 쐬어드리고, 좋아하시는 짜장면도 사드린다. 그 덕에 칠덕 할머니도 종만 씨가 마치 아들처럼 편안하고 든든하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온 종만 씨와 대화하던 해경 씨가 종만 씨 한마디에 언성이 높아진다.
시어머니의 귀가 어두워 목이 아프게 소리를 높여야 하는 해경 씨. 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보청기는 관리가 힘들어 싫다 하시니 매번 해경 씨의 목만 고생이다. 못 말리는 칠덕 할머니의 고집은 이뿐만이 아니다. 자식 챙겨주겠다고 밭에 나와 무청을 따고, 먹을 사람이 없대도 버리는 게 아까워 또 호박고지를 만든다. 그 탓에 틈만 나면 해경 씨와 실랑이를 벌인다.
그래도 해경 씨에게 시어머니는 모진 세월을 견디며 가장 끈끈한 우정을 나눈 사람이다. 답답한 마음에 화를 내다가도 이내 군고구마를 내밀며 시어머니의 마음을 풀어드린다. 해경 씨는 식성 좋은 어머니가 잘 드시고 곁에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며느리 아끼는 마음은 칠덕 할머니 역시 마찬가지. 몸이 약한 해경 씨가 아프기라도 할까 늘 노심초사다.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며 들깨를 터는 날. 해경 씨가 “내년에도 농사를 지을 거냐”고 물으니, “죽을지 살지도 모른다”며 웃어넘기는 칠덕 할머니. 해경 씨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또 다음 한 해를 같이 살아보자”며 손을 내민다.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서로를 위로하며 두 사람은 함께 일구어 갈 내년을 기약한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오는 11월 2일부터 6일까지 KBS1 '인간극장'에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