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싹 뜯어고칠 준비 中…난리 났다
||2026.10.30
||2026.10.30
경기도의 내년도 살림살이를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경고음이 나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쓸 수 있는 예산이 1년 사이 2조 5,000억 원이나 줄어들었다며 지방재정 체계의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단순히 예산을 아끼는 수준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세금 배분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 지사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세제 개편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공개했다. 그는 지방정부가 맡는 역할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원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육성과 주민 복지 등 새로운 재정 수요에 대응하려면 기존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가 제시한 수치는 경기도의 재정 여건이 얼마나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경기 재정이 절벽, 벼랑 끝에 와 있다. 심각하게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한다”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표현했다. 이어 “2026년도 본예산 편성 때는 4조 원 가용 예산을 갖고 했는데, 2027년 본예산 편성 중인데 가용 재원이 1조 5,000억 원이다. 2조 5,000억 원이 없다”라고 밝혔다.
가용 재원은 지방정부가 각종 필수 지출을 고려한 뒤 정책 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뜻한다. 추 지사의 설명대로라면 경기도가 2027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전년보다 62.5% 감소한 셈이다. 추 지사는 이 같은 재정 압박을 개별 사업의 예산 조정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한 것은 지방세 수입 구조다. 추 지사는 “낡은 지방세제 구조를 이제 고칠 때가 됐다”라고 말하며 지방정부의 실제 업무와 재정 수요를 중심으로 세금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처럼 행정 체계를 기준으로 재원을 나누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사업에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경기도가 부동산 거래에 민감한 취득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미래를 위한 투자와 오늘의 삶을 지키는 복지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곳인데, 도 재정은 여전히 부동산 거래에 민감한 취득세에 크게 기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업 활동과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그 성과가 경기도의 세입 확대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해결책으로 세 가지 세제 개편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현행 25.3%인 지방소비세율을 40.3%로 높이고, 국세인 법인세의 5%를 광역 지방정부에 이양하자고 요구했다. 아울러 담배소비세에 부과되는 지방교육세를 소방 재원으로 쓰이는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러한 제안은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추 지사는 “지방자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AI(인공지능) 시대 대전환을 준비하기 위해서도 지방재정에 대한 대대적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와 기존 복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려면 안정적인 세입 기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경기도의 중증장애인 공공 일자리 예산 문제도 거론됐다. 경기도가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 일자리 사업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추 지사는 행사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예산이 아직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예산을 다 판을 짠 게 아니다”라며 실무 부서에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속 논의해야 한다. 그 가운데는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것도 있다. 발행해서 메울 건 메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필요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포함한 재원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추 지사는 경기도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일상적인 비유도 꺼냈다. 그는 “주머니에 지금 50원이 있는데, 다 담아야 할 돈으로는 한 1,000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정된 재원으로 여러 정책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강조한 발언이다.
이번 발언으로 경기도의 재정 부족 문제가 지방세제 개편 논의와 맞물리게 됐다. 추 지사가 제시한 세율 인상과 국세 이양 방안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재원 배분 방식에 변화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향후 관련 제도 개편 논의와 경기도의 2027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어떤 조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