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이 별세 직전 병상에서 남긴 의미심장한 마지막 말

인포루프|임유진 에디터|2026.10.31

‘영원한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 별세…향년 87세

출처:KBS ‘한국인의 밥상’

반세기 넘게 브라운관을 지키며 온 국민의 희로애락을 보듬었던 ‘영원한 수사반장’이자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향년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방송계에 따르면 고인은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9일 밤 별세했다. 고인의 비보가 전해지자 문화예술계는 물론 대중의 깊은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비보와 함께 지난 6월 공개됐던 병상에서의 마지막 근황이 다시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당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SNS를 통해 고인을 병문안한 사진과 따뜻했던 일화를 전했다. 사진 속 최불암은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도 특유의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곁에는 오랜 동반자인 아내 배우 김민자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입원 치료 중인 배우 최불암을 찾은 모습 (출처:최휘영 장관 SNS)

당시 병실 풍경은 투병의 고통 속에서도 예술과 인간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최 장관은 고인이 건강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세상의 흐름, 예술,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나누었다고 전했다. 고인은 “머잖아 퇴원하면 술 한잔하자”는 따뜻한 덕담을 건넸고, 이에 최 장관이 막걸리를 사달라고 화답하며 모친이 과거 명동에서 운영했던 유서 깊은 주점 ‘은성’ 이야기를 꺼내자 고인은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인은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보행과 거동에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무려 14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지역민의 삶과 고향의 온정을 전했던 KBS 1TV ‘한국인의 밥상’ 마이크를 내려놓았고, 병원에 입원해 재활치료에 매진해왔다. 다시 건강을 회복해 대중 곁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은 끝내 지키지 못한 마지막 인사가 되고 말았다.

1959년 연극 ‘햄릿’으로 연기 인생의 첫발을 뗀 고인은 1967년 방송계에 입문한 뒤 독보적인 연기 족적을 남겼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무려 18년간 방송된 MBC ‘수사반장’에서 박 반장 역을 맡아 부조리한 사회 속 정의와 인간미를 수호하는 상징적 인물로 각인됐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담배 한 개비를 물며 던지던 고뇌 어린 대사는 당대 시민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어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간 방영된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의 ‘김 회장’ 역을 통해 그는 완벽한 ‘한국의 아버지’로 거듭났다. 묵묵히 가족을 지탱하며 농촌의 애환을 품어내는 그의 연기는 TV를 넘어 대한민국 모든 가정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친근한 웃음소리 “파~”로 대표되는 그의 이미지는 1990년대 유행한 ‘최불암 시리즈’로 이어져 시대를 초월한 대중적 사랑을 입증하기도 했다.

연기 활동 외에도 고인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식인이자 공인이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문화예술 진흥에 힘썼고, 수십 년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을 맡아 소외된 아동들을 위한 나눔 활동에 앞장섰다. 화면 밖에서도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던 그의 삶은 많은 후배 예술인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생전 사회공헌에 헌신한 고인의 뜻을 기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엄수된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각계각층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반세기를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며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함께 건너온 거목의 별세에 문화계는 비통함 속에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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