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이 아니다” 故 김주혁 사망 원인 9년만에…안타깝다
||2026.11.02
||2026.11.02
따뜻한 인간미와 깊이 있는 연기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고(故) 김주혁이 세상을 떠난 지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영원한 ‘구탱이 형’이자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였던 그가 불의의 사고로 팬들의 곁을 떠난 것은 지난 2017년 10월 30일. 그의 9주기를 맞은 가운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가 당시 사고의 부검 소견과 의학적 쟁점을 다시금 짚어 이목을 모으고 있다.
유성호 교수는 최근 공개된 유튜브 영상을 통해 당시 온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던 김주혁의 차량 전복 사고를 법의학적 관점에서 면밀히 분석했다.
사고 발생 당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에서 발생한 차량 충돌 직전, “운전자가 가슴을 핸들에 얹은 채 괴로워하고 있었다”는 피해 차량 운전자의 목격담이 전해지며 사인(死因)을 둘러싸고 급성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정밀 부검 결과, 관상동맥 이상이나 심근경색을 뒷받침할 만한 병변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당시 부검 감정서에 따르면 심장의 혈관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으며, 약물이나 알코올 반응 검사에서도 특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유 교수는 법의학 부검이 지닌 한계점 역시 솔직하게 짚었다. “부검상 심장에 기질적 이상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해서 사고 직전 발생했을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치명적 부정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심장의 전기적 신호 이상으로 인한 돌발성 부정맥은 해부학적 흔적을 남기지 않은 채 급작스러운 의식 상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김주혁의 법의학적 최종 사인에 대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차량 전복 및 아파트 벽면 충돌로 인한 두부 골절 등 ‘외상성 머리 손상(두부 손상)'”이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고를 촉발한 1차 원인’은 여전히 미완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당시 국과수는 차량 결함(급발진 등) 여부를 밝히기 위해 사고 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 G63 AMG에 대한 정밀 감정을 진행했으나, 제동장치나 조향장치 결함을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블랙박스 영상 분석에서도 운전자가 페달을 밟고 있던 상태를 물리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웠다.
유 교수는 사고 직전 고인이 왜 통증을 호소하듯 몸을 숙였는지, 왜 통제력을 상실하고 가속 페달을 밟은 채 돌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도, 수사학적으로도 명확한 단서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안타까운 한계를 전했다.
향년 45세라는 이른 나이에 황망히 스크린 뒤편으로 떠난 김주혁. 영화 ‘공조’, ‘독전’, 드라마 ‘아르곤’, 그리고 예능 ‘1박 2일’까지 생전 그가 남긴 묵직한 발자취와 따스한 인간미는 9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많은 대중과 동료들의 가슴속에 깊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