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300 & SMAW
||2019.06.15
||2019.06.15
개발의 목적
건국 초기부터 전쟁을 겪은 이스라엘은 전투 경험을 통해 다양한 무기를 개발해왔다. 하지만, 1948년 건국 당시부터 197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무기체계가 여러 서방국가에서 건너온 것들이었다. 주변 중동 국가들의 전차 전력에 대한 이스라엘 보병의 대응은 휴대용 대전차무기인 로켓발사기도 주로 미국제 무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개발한 M20 슈퍼 바주카와 M72 LAW는 1970년대 이전까지는 시리아나 이집트의 소련제 전차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1973년 10월 6일 이집트의 기습으로 시작된 욤 키푸르 전쟁에서 이들 로켓발사기는 소련제 T-62 전차를 저지하지 못했다. 반대로, 적들이 사용한 소련제 RPG-7은 이스라엘 육군의 M48 패튼과 센츄리온 전차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이스라엘군에게 충격을 안겨주면서 새로운 로켓발사기의 개발에 나서게 되었다. 소련이 장갑이 강화된 T-72를 개발한 것도 새로운 휴대용 대전차 무기의 필요성을 키웠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전에 겪은 중동 국가들의 압력에 의한 유럽 국가들의 무기 공급 중단과 같은 일을 겪지 않기 위해 자체 개발을 결정했다. 개발은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개발은 당시 국영 무기 제작 업체 IMI(Israeli Military Industries)가 담당했다. IMI는 1980년 B-300이라는 새로운 로켓발사기를 선보였고, 곧 군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외형을 이유로 B-300이 프랑스의 LRAC F1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확인한 적은 없다.
B-300은 이스라엘군 외에도 여러 나라에 수출되었으며, 미국은 자국에서 라이선스 생산했다. 미국은 B-300을 그대로 생산하지 않고 군 요구에 따라 로켓탄 직경 증가와 전체 길이 축소 등 일부 개량을 거쳐 맥도넬 더글러스(McDonnell Douglas, 현재 나모-탈리 디펜스 Nammo-Talley Defense)에서 생산했다. 미국에서 처음 도입한 곳은 미 해병대이며 1984년부터 Mk153 SMAW(Shoulder-launched Multipurpose Assault Weapon)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다.
미 해병대는 Mk153 SMAW를 꾸준하게 개량하면서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 미 육군은 벙커 처리용으로 SMAW를 일회용으로 개량한 SMAW-D로 불리는 M141 BDM(Bunker Defeat Munition)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SMAW를 생산하고 있는 나모-탈리 디펜스는 주야간 조준경, 첨단 화력통제 시스템, 신뢰성이 높은 전기식 신관, 밀폐 공간 발사능력(FFE, fire-from-enclosure)을 갖춘 SMAW-T를 시장에 제안하고 있다.
특징B-300은 평상시에는 발사관과 로켓탄이 들어 있는 탄약통이 분리된 형태다. 발사를 위해서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발사관 뒤에 탄약통을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로켓탄을 먼지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탄약통은 유리섬유 재질로 되어 있다. 탄약통은 방수 기능도 있어 비가 오거나 물에 잠겨도 내부의 로켓탄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발사관과 탄약통을 연결하는 부분에는 강도 보강을 위해 브라켓이 장착되었다.
발사관에는 두 개의 권총 손잡이가 있는데, 앞쪽에 있는 것은 발사 시 반동 억제용이며 뒤쪽에 있는 것은 방아쇠가 달린 발사용 손잡이다. 발사용 손잡이 뒤쪽에는 엎드려서 사격할 때를 위한 양각대와 어깨 받침대가 접이식으로 달려있다. 발사관 앞쪽 좌측에는 기본적인 조준기가 장착되며, 입체식 망원경과 패시브 야시 망원경을 달 수도 있다.
B-300은 구경 82mm 로켓탄 2종류를 사용한다. 주로 사용하는 것은 대전차 고폭탄 HEAT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개발 당시 거의 모든 전차를 관통할 수 있도록 균질압연강판 RHA 400mm의 관통력을 지녔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장갑이 강화되고 폭발반응장갑(ERA) 등이 도입되면서 그 정도 관통력으로는 현대적인 전차를 상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HEFT(High-Explosive Follow-Through) 탄두로 폭발과 파편 비산 반경이 크다. 이 탄두는 전차보다는 인명, 비장갑차량, 그리고 일반적인 건물에 적합하다. 건물 벽이나 다른 장애물에 충돌하면서 폭발하지 않고 뚫고 들어간 후 폭발하기 때문에 건물이나 장애물 뒤쪽의 적을 처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사수는 발사관과 함께 탄약통 3개를 휴대한다.
B-300의 유효 사거리는 400m지만, 이동 표적의 경우 명중률을 고려하여 200m를 사거리로 본다. 발사관에 기본 장착된 조준기로는 고정 표적 200m, 이동 표적 150m까지 조준이 가능하다.
B-300도 로켓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후폭풍이 발생한다. 후폭풍은 탄약통 뒤로 원뿔형으로 발생하며, 30m까지는 인원이나 인화성 물질이 없어야 하는 위험 지역, 30~90m까지는 폭풍과 소음에 주의하여야 하는 주의 지역이다. B-300은 후폭풍을 대신할 카운터메스(countermass)가 없기 때문에 건물 내부에서 운용은 불가능하다.
B-300은 로켓탄이 없을 때 3.65kg, 로켓탄이 들어있으면 8kg의 중량을 가진다. 발사관과 탄약통을 결합하면 전체 길이는 1,440mm다. B-300은 최대 분당 3발 이상 사격이 가능하다.
Mk153 SMAW는 B-300의 라이선스 생산 모델이지만 탄두 직경, 무게, 길이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발사관은 직경 83.5mm, 로켓은 직경 83mm로 미세하게 커지면서 B-300과 호환되지 않게 되었다. 길이는 발사관만 760mm, 탄약통 결합 시 1,371mm이며, 중량은 발사관만 7.54kg, 탄약통 결합 시 13.39kg으로 무거워졌다.
길이 변화에 비해서 중량 변화가 큰 것은 발사관에 조준 보조 장비가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SMAW는 발사관 오른쪽에 훈련과 조준용 예광탄 발사기가 장착되어 있으며, 9X51mm Mk217 탄을 사용할 수 있다. 이 탄약은 탄두는 9mm지만 탄피는 7.62×51mm NATO탄의 것을 사용한다.
SMAW II로 불리는 최신 개량형인 Mk 153 Mod 2는 기존 예광탄 발사기 대신 레이저 거리계와 열상 조준경을 갖춘 전자식 모듈형 탄도 조준경 MBS(Modular Ballistic Sight)를 장착할 수 있다. MBS 장착한 Mod 2 발사관 중량은 5.9kg이며, MBS를 제거하면 3.9kg이다. MBS 외에도 Mk 42 Mod 0 주간 조준경이나 AN/PVS-4 또는 AN/PVS-17B 야간 조준경을 장착할 수 있다.
Mk153 SMAW는 B-300보다 사용하는 탄약의 종류가 늘었다. 사용 가능한 로켓탄은 Mk3 Mod 0 이중목적고폭탄(HEDP, High-Explosive, Dual-Purpose), Mk 4 Mod 0 대전차고폭훈련탄, Mk6 Mod 0 대전차고폭탄(HEAA, High-Explosive, Anti-Armor), Mk7 Mod 0 훈련탄, Mk 80 Mod 0 NE(Novel Explosive) 등이 있다.
Mk3 Mod HEDP는 20cm 두께의 콘크리트 벽, 30cm 두께의 벽 등을 관통할 수 있어 시가전 시 건물 내 적 제압에 사용할 수 있다. Mk6 Mod HEAA는 RHA 600mm의 관통력을 가지고 있어 장갑이 강화되지 않은 전차의 전면도 상대할 수 있다. Mk 80 NE는 동굴이나 벙커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 효과적인 열압력탄이다. 이들 로켓탄의 유효 사거리는 500m, 최대사거리는 1,800m다.
미 해병대는 Mk 153 SMAW를 2인 1조로 운용하며 사수는 발사관을, 탄약수는 탄약통 2개를 휴대하고 작전한다.
B-300은 이스라엘군 특히 공수부대와 특수부대가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제1, 제2 인티파타, 2006년 레바논전쟁, 그리고 가자전쟁에서 B-300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B-300은 아제르바이잔, 칠레, 에스토니아, 인도, 멕시코, 터키, 그리고 스리랑카가 도입했다. 현재 B-300은 생산이 종료되었고, 이스라엘군은 신형 일회용 로켓발사기 쉬폰(Shipoon)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에 비해 Mk 153 SMAW는 개량을 통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미 해병대는 초기 모델인 Mod 0에 이어 2016년부터는 Mod 2를 도입하고 있다. MK 153 SMAW는 미 해병대 외에도 레바논, 파키스탄 그리고 대만이 도입했다. 미 해병대의 Mk 153 SMAW는 걸프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사용되었다.
미 육군은 1999년부터 벙커 파괴용으로 Mk 153 SMAW을 개량한 M141 BDM(Bunker Defeat Munition)을 도입했고, SMAW-D로 부르고 있다.
변형 및 파생형* B-300 : 이스라엘이 개발한 82mm 로켓발사기로 1980년부터 이스라엘군에서 운용
* 쉬폰(Shipon) : IMI가 1990년대 말에 개발한 B-300 기반 일회용 로켓발사기.
* Mk 153 SMAW Mod 0 : B-300의 라이선스 버전으로 1984년부터 미 해병대의 대전차 로켓발사기로 도입.
* Mk 153 SMAW Mod 1 : 2002년 개발된 1회용 발사기로 개조된 개량형. 배치 안 됨 .
* Mk 153 SMAW Mod 2 : Mod 0을 대체하기 위해 2016년부터 도입되고 있는 개량형, 전자식 모듈형 탄도 조준경 MBS를 장착하는 등의 개량이 이루어짐.
* M141 BDM : Mk 153을 1회용으로 개량한 벙커 파괴용 로켓 무기. 미 육군이 1999년부터 운용.
* SMAW-T : 나모-탈리 디펜스가 세계 시장에 내놓은 개량형. 주야간 조준경과 밀폐공간 발사 기능을 갖춤.
제원(Mk 153 SMAW Mod 0 기준)* 구분 : 휴대용 로켓발사기
* 제작사 : 나모-탈리 디펜스
* 길이 : 발사관만 760mm / 탄약통 결합 시 1,371mm
* 중량 : 발사관만 7.54kg / 탄약통 결합 시 13.39kg
* 구경 : 발사관 83.5mm / 로켓 83mm
* 조준기 : 기본 조준기 / Mk 42 주간 조준경 / AN/PVS-4 또는 AN/PVS-17B 야간 조준경
* 사거리 : 최대 1,800m / 유효 사거리 500m (Mk 6 Mod 0 HEAA 기준)
* 사용 탄종 : Mk3 Mod 0 HEDP, Mk 4 Mod 0 대전차고폭훈련탄, Mk6 Mod 0 HEAA, Mk7 Mod 0 훈련탄, Mk 80 Mod 0 NE 열압력탄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