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20 전투기
||2017.08.19
||2017.08.19

개발의 역사
J-20 전투기는 J-10 개발에 자신감을 가진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제공 전투기를 목표로 개발 중인 쌍발 5세대(중국 기준 4세대) 전투기다. 중국은 서방 및 러시아에 비해서 20년 가량 뒤처진 전투기 기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 최초로 지금까지 적용한 적 없는 여러 가지 신기술을 J-20 전투기에 의욕적으로 적용했다.
J-10 전투기가 처음 공개된 1997년 이후 홍콩, 대만과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J-8 쌍발 전투기를 대체할 후계기로 J-10 전투기의 쌍발형을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고, 미국 해군정보국 ONI(Office of Naval Intelligence)는 여기에 XXJ라는 암호명(Code Name)을 붙였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많은 전문가들은 이 XXJ가 F-15와 유사하거나, J-10 전투기를 확대한 4세대 쌍발 전투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일찍부터 F-22에 대적하기 위한 5세대 전투기를 염두에 두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J-20은 1990년대 중반에 청두항공공사(CAC)와 선양항공공사(SAC)가 각각 프로젝트 611, 601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에는 SAC가 설계한 풍동시험용 스텔스 전투기의 모형이 공개되었는데, 카나드-델타익 형상에 쌍수직미익을 가지고 있으며 F-15나 F-22와 유사하게 서로 맞닿아 있는 쌍발 엔진을 장착한 모습이 당시 러시아가 시험비행을 실시했던 MiG 1.44(MFI)와 매우 유사해 보였다.
2008년에는 CAC에서 차세대 전투기의 실물 목업을 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AC와의 개발 경쟁에서 CAC가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XXJ 혹은 J-XX로 불린 중국의 차세대 전투기는 중국 군사 마니아들 특유의 과도한 합성 문화와 중국 특유의 비밀주의가 결합되어 비현실적인 상상도만 난무할 뿐 실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군사전문가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국방 정보 분석 그룹들은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가 2021년에나 실전 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에 중국 공군 참모차장인 허웨이롱(何为荣)은 2009년 11월에 자국의 스텔스 전투기가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전력화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2010년 12월 25일, 중국의 SNS인 웨이보(微博, weibo) 등에 민간 밀리터리 마니아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출처 불명의 사진이 올라오면서 J-20의 실체가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혹자는 미국의 스텔스 기술을 해킹하거나 스파이가 중국으로 유출해 만든 결과물이 J-20 전투기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2009년 4월 21일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에 “Computer Spies Breach Fighter-Jet Project”라는 제목으로 1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정보가 국외로 유출되었고 JSF 프로그램에 대한 데이터 유출 및 해킹 시도가 수차례 있었다고 보도되기도 했으며, 2005년에는 B-2의 추진 장치 설계를 담당했던 인도계 엔지니어가 스텔스 배기 장치 및 관련 기술을 중국에 넘겨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특징
현재 공개된 J-20의 모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와 F-35와 외관이 무척 닮았다는 점이다. 세계 최초의 스텔스기를 만든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은 스텔스기의 필수요건으로 제트엔진의 앞부분인 팬 블레이드(pan blade)가 노출되지 않는 것을 꼽았는데, J-20은 이를 그대로 따랐다. 또한 레이더반사면적(RCS, Radar Cross Section)을 줄이기 위해 날개와 조종면, 동체의 모서리 부분이 평행 대칭이고 내부무장창(Internal Weapons Bay)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J-20이 본격적인 스텔스 전투기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공개된 기체의 세부 사진을 보아도 ‘미국식 스텔스기’로서의 모습이 매우 뚜렷한데, 기체의 랜딩기어 수납 부분을 완전한 쐐기 모양으로 처리하고 캐노피 뒤 기체 상부의 간이 공기흡입구로 추정되는 부분은 쐐기형 외곽선 처리는 물론 격자형 메쉬를 장착함으로써 F-117이나 F-22의 정밀한 세부 디테일을 그대로 살렸다.
또한, F-22 이후 세계 두 번째로 일체형 캐노피(Single-Piece Canopy)를 채용하고, J-10B와 F-35에 적용된 DSI(Diverterless Supersonic Inlet 스텔스 형상 공기흡입구)를 채택하여 공기흡입구와 동체 사이의 빈 공간을 없앰으로써 스텔스성을 향상시키고 고받음각 기동 시에도 공기가 원활하게 유입되도록 했다.
J-20의 또 다른 특징은 F-22와 마찬가지로 귀날개인 카나드(Canard)와 삼각날개인 델타(Delta)익이 조합된 카나드-델타익(canard delta wing)이라는 점이다. J-20은 동체 뒤에 삼각형 주날개가 한 쌍 있고 동체 앞에 위로 살짝 기울어진 카나드가 한 쌍 있다. F-16, F-15, F-35와 같은 전투기들은 한 쌍의 주날개 뒤에 한 쌍의 수평꼬리날개가 장착되어 있는데, J-20과 같이 일명 ‘카나드-델타익(canard delta wing)’은 귀처럼 생긴 귀날개가 주날개 앞에 붙어 있다. 이런 모양의 날개는 초음속 이상의 빠른 속도로 비행할 때, 공기저항을 줄여 속도 측면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 반면에 J-20의 삼각형 주날개의 크기가 전투기 크기에 비해 약간 작아 보이는데, 전투기 크기에 비해 주날개의 크기가 작다면 속도 측면에서는 장점일 수 있지만 선회 능력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J-20의 이런 특징은 러시아의 스텔스 전투기인 PAK-FA와 상당히 비교되는데, PAK-FA와 J-20은 전투기 크기에 비해 주날개의 크기가 작다는 점은 같지만, PAK-FA는 전투기 동체의 독특한 모양 때문에 J-20보다 더 많은 양력(비행기를 띄우는 힘)을 받는다.
J-20의 특징인 주날개 앞에 붙은 카나드는 다소 특이한 모양인데, J-20과 같이 카나드를 가진 전투기인 프랑스의 라팔(Rafale), 유럽 공동개발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 스웨덴 그리펜(Gripen)은 모두 카나드가 아래로 처져 있거나 주익과 수평 각도로 설치되어 있다.하지만 J-20은 카나드가 마치 동물의 귀처럼 살짝 위로 올라갔는데, 이렇게 위로 올라간 카나드가 어떤 장점이 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J-20의 엔진은 프로토타입 기체에 따라 여러 종류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경제적 사정과 성능, 중국이 자체 개발 중인 국산 엔진의 완성에 따라 무엇을 사용할 것인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J-20의 초기 프로토타입 기체에는 러시아에서 수입한 추력 13.7톤급 새턴 살류트(Saturn Salyut) 99M2 엔진을 장착했지만, J-10 전투기에 장착된 바 있는 국산 엔진인 추력 1.5톤급 WS10B 타이항(Taihang) 엔진을 장착한 기체도 있고,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GTRE WS15 엔진을 장착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WS15 엔진은 추력이 16.6톤으로 힘이 좋고, 엔진 노즐의 방향을 바꾸어 기동성을 향상시키는 추력 편향(thrust-vectoring) 기능을 갖춰 성능이 매우 뛰어나지만, 실용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J-20의 레이더는 현재 알려진 바 없지만, 제인스(Jane’s)를 비롯한 군사전문 언론과 분석가들은 J-20이 100킬로와트(kW)급 출력을 가진 능동위상배열(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레이더가 장착될 것으로 예측한다. 레이더는 전파를 방출하고 되돌아오는 과정을 이용해서 적을 탐지하는데, 100킬로와트급 출력은 대형 전투기에 탑재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레이더는 Type1475라는 명칭으로 불리는데, 레이더 출력과 안테나 면적 면에서 미국의 F-22 랩터(Raptor) 전투기에 장착되는 AN/APG-77 레이더와 동등한 수준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레이더의 성능은 출력과 안테나뿐만 아니라, 레이더 신호를 분석하는 신호 처리 장비와 레이더 소프트웨어 역시 중요하므로 J-20의 레이더 성능을 확실히 알기는 어렵다.

J-20은 레이더 이외에도 F-35의 EOTS(Electro-Optical Targeting System: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와 비슷한 외형을 가진 전자광학 적외선 추적 장비와, DAS(Distributed Aperture System: 분산형 개구 장비)를 가지고 있지만, 이 장비들의 이름과 기능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다. 스텔스 전투기는 적에게 탐지되지 않기 위해 전파, 적외선, 열, 소리 등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여러 신호를 줄이거나 감출 수 있어야 하는데, 레이더를 사용하면 적에게 레이더 전파가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J-20이 각종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탐지 장비를 갖추는 것은 스텔스성을 유지하면서 적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J-20의 무장 또한 아직 불명확한 점이 많지만, 중국은 J-20의 출현에 발맞춰 차세대 전투기용 미사일들을 새로 선보이고 있다. 다만, 이 무장들은 전투기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의 동그란 원통형 디자인과 뾰족하게 튀어나온 날개는 전파를 난반사 시켜 J-20의 스텔스 성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J-20은 세 곳에 내부무장창를 가지고 있는데, 양 측면의 2개 내부무장창에는 공대공미사일 2발, 중앙의 1개 내부무장창에는 공대공미사일 6발을 탑재할 수 있다.

J-20의 양 측면의 2개 내부무장창에는 각각 한발의 PL-10E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2월 서방측 언론에서 처음 보도되기 시작한 이 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20km이고, 국제공동개발로 만들어진 IRIS-T 단거리 미사일과 외형이 비슷하며, 적 비행기의 모양을 인지할 수 있는 영상 적외선 탐색기(imaging infrared seeker)를 가지고 있어 열 추적 미사일의 표적 탐지를 방해하는 적외선 플레어(flare)에 대한 대응 능력이 높고, 로켓 추진기관의 추력을 바꾸어 기동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20의 중앙 내부무장창에 탑재될 미사일은 PL-15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이다. 2015년 9월 15일 첫 발사 테스트에 성공한 이 미사일은 기존에 중국이 개발한 PL-10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더 개량하여 새로운 조종날개와 동체를 붙인 것으로 보이며 사거리도 증가되어, J-20의 공중전 능력은 매우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용 현황과 파생형
J-20은 현재 본격적인 생산이 이루지지 않은 프로토타입 상태의 기체만 있으며, 개발 완료 시점과 양산 시점, 생산수량이 모두 명확하지 않다. 2017년 3월 9일, 중국의 국영 CCTV는 J-20 전투기가 실전 배치되었다고 보도했지만, 몇 대가 생산되어 작전 중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J-20의 프로토타입은 두 가지에서 세 가지 버전으로 나뉠 수 있는데, 2011년 1월 11일 첫 비행한 J-20 ‘2001’과 ‘2002’는 프로토타입에 장착되는 피토관(공기의 상태를 수집하는 장비)이나 시험용 안테나 등 스텔스 성능을 떨어뜨리는 시험장비들을 탑재한 것으로 보이며, 엔진은 러시아에서 수입한 새턴(Saturn) AL-31L 계열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월 처음 비행한 J-20 ‘2011’호기와 같은 해 7월 비행한 J-20 ‘2012’호기에는 EOTS 장비가 장착되었고, 내부무장창, 랜딩기어 도어, 수직꼬리날개의 디자인이 모두 변경되었다. 또한, 기체의 각 모서리 부분에는 새롭게 전파 흡수 물질이 부착되었고, 엔진 역시 자국산으로 바뀌었다.


그 후, 2017년 주하이 에어쇼에서는 피토관 등 모든 시험장비가 사라지고 채프/플레어 디스펜서(chaff/flare dispenser)와 내장 통신 안테나가 장착된 버전이 새로운 위장도색과 함께 공개된 바 있다. 주하이 에어쇼에 공개된 J-20은 기존 J-20 ‘2012’와는 또 다른 디자인의 엔진이 장착되었으나 그 세부 내용은 알기 어려우며, 어떤 부분이 추가로 개량되었는지도 알기 어렵다.
제원 (모든 제원은 제인스(Jane’s)를 비롯한 외국 언론들의 추정치임)
- 전장: 20.9m
- 전고: 4.45m
- 카나드 폭: 7.1m
- 주날개 폭: 12.88m
- 공허중량: 17톤
- 최대이륙중량: 37톤
- 최대무장탑재량: 11톤
저자 소개
김민석 / 군사 칼럼니스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이자 에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 한국 통신원이며, 《국방저널》, 《맥심 코리아》 등에 군사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