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 반도체 통제를 담당하는 고위 당국자가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에 이미 수출한 장비에 대한 서비스 및 부품 판매를 통제하려 한다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데 이어, 이미 중국이 보유한 장비의 가용성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21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가 발표되기 전에 중국이 사들인 반도체 장비에 대한 서비스를 통제해, 그들의 장비가 경직(ossify) 되도록 만들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품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부품이 (중국으로) 가는 것을 막았다. 동맹들도 동참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특히 ‘미국의 제재’와 ‘동맹의 제재’를 일치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동맹국들과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주 얘기를 나누고 있으며, 미국 회사들과 동맹국 회사들 사이에 동등함(parity) 달성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맹국들과 대화하기 위해 항공사 마일리지를 엄청나게 쌓고 있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장비 통제 과정에서 ‘루프홀(Loophole·허술한 구멍)’을 차단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상대로 미국의 제재에 동참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참여한 일본과 네덜란드에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한편 한국과 독일에도 이러한 대열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부도 이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고 이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이날 외교위원회에서 제출한 서면 입장에서도 “미국은 중국이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광범위한 품목과 지원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을 더 단속하기 위해 핵심 동맹과 파트너와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다른 국가들도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활발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동맹국들이 자국의 법체계를 통해 첨단 기술 통제에 나서는 것을 “고무적”이라 평가하면서 그 사례로 프랑스와 영국의 양자컴퓨팅 및 반도체 분야 기술 통제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고 장비 판매 중단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핵심 기업들은 중고 반도체 제조 장비를 더 이상 중국에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