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산의 약속’ 그 뒤.... 김덕영 '건국전쟁' 감독의 총선 관전평
||2024.03.29
||2024.03.29
[최보식의언론=김덕영 '건국전쟁' 감독]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은 아닙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건국전쟁'을 제작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 중 하나는 ‘사실'의 규명이었다. 그것은 2004년 한국전쟁 당시 동유럽에 살다가 갑자기 강제 송환되었던 북한 전쟁고아들의 삶을 추적했던 ‘김일성의 아이들'을 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해왔던 가장 중요한 원칙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우리에게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일종의 ‘착시' 같은 게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60년의 4.19혁명이다. 영화 ‘건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많은 대중들은 4.19를 촉발시켰던 3.15부정선거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이 이승만 대통령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번 ‘건국전쟁'을 통해서 3.15부정선거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4.19 이후 이승만의 행적 역시도 놀랍기만 했다. 그는 4.19가 일어난 지 4일 만에 서울대병원을 찾아 부상학생들을 위로했다. 세상 어느 독재자가 자신을 반대하다 부상당한 사람들을 찾아 위로를 하겠는가. 그는 ‘자신이 맞아야 할 총알을 학생들이 대신 맞았다'며 진심을 다해 학생들을 위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발표 역시 4.19로부터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신속하고 과감했으며 대한민국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정치 지도자로서의 모습이었다. 이런 대통령을 과연 '독재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렇게 역사적 사건에 대한 ‘착시'가 일어나는 것은 누군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대중을 선동하고 기만하기 때문이다. 그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사실은 ‘김일성의 아이들'과 ‘건국전쟁'이라는 두 개의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한 예가 조선노동당(남로당의 전신)의 '정판사 위조지폐 사건'과 같은 일들이었다.
해방 직후였던 1946년 5월 남한의 공산주의자들은 정치자금 마련과 남한 경제 교란을 목적으로 약 천만 원 가량의 위조 지폐를 찍어 유포하려다 적발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확보한 불법 정치자금을 이용해서 지방의 신문사와 극장 십여 곳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신문과 극장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으로 대중들에게 정치적 이념을 퍼뜨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산주의 프로파간다 전술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건은 여러 차례 공판이 열려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재판에서 피의자들은 수사 과정에서 고문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2만 원 권 위조 지폐 2장이 조선공산당이 보유하고 있던 정판사 건물에서 발견되면서 피의자들에게는 실형이 선고되었다. 이 사건 때문에 박헌영이 남한을 탈출해서 북한으로 도망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런 역사적 사건에 대한 ‘착시'는 지금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좌파정부 때 시민들의 정치 참여도 가장 높았고, 당연히 시민 자유의 지수 역시 가장 높았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의 권위 있는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를 조사해 본 결과, ‘시민의 자유'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시기는 8.1점을 얻었던 문재인 정부 때다.(코로나 방역 통제 시기와 겹침-편집자 주) 이 수치는 평균 8.5점 대를 유지했던 박근혜, 이명박, 그리고 지금의 윤석열 정부 때보다 낮다.
4.10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좌파 정당들이 표를 얻기 위해 현 정부를 공격하는 내용들 역시 대부분은 이런 ‘착시'에 기초한다. 사실과는 전혀 거리가 멀지만, 대중들은 쉽게 눈속임 당하게 된다. 결국 사회가 이성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방해한다. 반지성사회, 포퓰리즘을 몰고 와서 국가 공동체를 파괴시키는 가장 위험한 요소들이다. 남미의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에서 이런 반지성적 포퓰리즘이 나라를 어떻게 망쳐놓았는지를 살펴 보면 잘 알 수 있다.
좌파 정당들은 현 정부를 ‘검찰 독재'로 규정하며 길거리 투쟁에 나섰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 한복판을 활보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검찰 출신 인사들의 정치권 영입만 놓고 본다면 좌우 정당들이 다를 게 없다.
요즘 논란에 휩싸인 조국혁신당의 비례 1번 역시도 검사 출신이다. 조국 당대표는 입만 열면 ‘검찰 개혁'을 외쳤던 사람이다. 그러면서 검사의 전관예우는 반드시 철폐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조국혁신당 비례 1번 후보와 배우자가 검찰을 나온 지 1년 만에 무려 41억 원이나 되는 재산이 늘릴 정도로 화려한 ‘전관예우’를 받았다는 사실에는 침묵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이 다단계 업체 변론까지 맡아 막대한 거액을 수임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말 그대로 돈 되는 일에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다 했다는 뜻이다. 그런 자들이 현 정부를 ‘검찰 독재'로 규정하고 정치 투쟁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 국민들로서는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 부분이다.
4.10 총선을 앞둔 현재의 상황은 2016년 광화문 촛불 시위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졌던 과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소름끼치도록 놀랍다. 실제로 당시 우파 정당 내부의 분열만 없었어도 국회에서 탄핵 결의안이 통과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현재도 우파 정치인들은 사분오열로 분열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는 기존 당협위원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새로운 후보가 공천을 받아 영입되었지만, 과거 당협위원장 사람들이 ‘굴러 들어온 돌'이라며 새로 영입된 후보의 선거운동에 전원 보이콧 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일간지 논설위원은 광우병 사태를 겪은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좌파가 이렇게 센지 몰랐다고 토로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작년 간첩단 보고를 받고 ‘우리나라에 간첩이 이렇게 많냐?’며 혀를 내둘렀다고 전했다.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부르짖지만 정작 종북 주사파 운동권 세력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일침을 놓고 있다.
“친중·친북·반자유·반미·반일 이념의 거대 저수지에서 배양된 좌파적 사고와 의식은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 사회 곳곳에 침투해 있다. 우파는 체제 헤게모니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 국민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거의 왼쪽으로 기울어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임기 초반부터 30%대로 떨어진 이유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앞세운 좌파 진영의 집요한 공작과 강력하고도 일사불란한 공격력이다. 전교조 민노총 언론 사회단체 등이 정치 군사 외교 경제 전 분야의 좌파 프레임을 앞다퉈 생산하고 퍼뜨렸다.” (2024년 3월 27일, 한국경제 조일훈 칼럼 중에서)
놀랍도록 정확한 민주주의 착시 현상에 대한 진단이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든다. 도대체 왜 국민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계속해서 왼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일까? 친북, 친중, 반미, 반일, 반시장경제라는 구호에 국민들이 빠져드는 이유가 있는 것일까? 숱한 의문이 든다. 그리고 그 의문의 해답을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2001년 충북 괴산에서 있었다는 ‘군자산의 약속’이었다.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면서 남한 내 주사파 세력들의 실체를 고발한 민경우 대표가 쓴 ‘군자산의 약속'에는 20여 년 전 남한 내 종북 주사파 운동권 세력들이 무엇을 꿈꾸고 있었는지 명확한 목표가 등장한다. 그것은 한 마디로 친북 정당의 국회 진출이었다. 이것은 이후 종북 주사파 계열 활동가들이 합법 제도권 정당으로 침투할 결심을 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통진당과 관련성이 높은 이재명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장악하는 과정, 그리고 최종적으로 당대표가 되어 전권을 휘두르는 배경에 극렬 지지 세력이 존재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이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민노총, 전교조의 집요한 대정부 투쟁이 지니는 본질을 정확히 이해할 수가 없다. 여성단체, 장애인 단체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넘어서는 범위까지 지속적으로 투쟁을 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미군 철수', 반일 선동’과 같은 반국가적인 구호들이 여전히 계속되는 이유도 그것이다. 사악한 악령과 반일 민족주의적 감정에 호소하는 ‘파묘'와 같은 영화가 천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배경에도 따지고 보면 반지성주의와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2001년 ‘군자산의 약속'은 하나의 출발이었다.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종북, 친북, 반일, 반미 세력들이 합법적 제도권 정당으로 진출하는 목표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전선의 부대가 창설된 것이나 다를 게 없었다. 놀라지 마시라. 당시 충북 괴산의 군자산 수련원에 모였던 전국연합, 전교조, 민중연대 등의 종북 활동가들의 숫자가 무려 700명이나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로부터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쩌면 그때 그곳에 모여 충성을 맹세했던 7백 명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 법조계, 언론계, 기업, 노조, 학계, 심지어 아이들의 공부하는 교실까지 침투해서 실세로 자리를 잡고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두 번이나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자의 정당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의문점을 푸는 열쇠는 아닐까.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자로서는 도전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문재인의 ‘중국은 크고 높은 산봉우리'라는 발언, 수억 명 중국 네티즌의 열렬한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재명의 ‘중국 쉐쉐' 발언과 친중 행보 역시 2001년 그날의 약속이 몰고 온 나비효과는 아닐까. 그렇게 놓고 보면 '우리 북한'이라는 말도 그냥 나온 말은 아닌 것 같다.
4.10 총선을 앞둔 지금, 과연 무엇이 대한민국의 진정한 미래를 위한 선택이 되어야 하는지 국민들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름처럼 총명하고 사리에 밝은 리짜이밍', ‘단 한 명뿐인 현명한 한국인(?)'이라며 호들갑 떨고 있는 중국 네티즌들의 열띤 총선 응원가가 귓전에 울리는 듯하다. 이승만 대통령이 지금 살아 계신다면, 자유가 없는 중국과 북한, 그런 공산주의자들과 맞서 싸우라고 호통을 치시지는 않으셨을까? 대한민국은 지금 제2의 건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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