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004800)그룹 명예회장은 해외 유학 경험으로 쌓은 어학실력과 풍부한 국제인맥을 바탕으로 민간외교 분야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경제인들과 활발히 교류했고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미재계회의, 한일경제협회,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한중재계회의 등 재계의 국제 교류단체를 이끌며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가교 역할도 적극 펼쳤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경우 2000년부터 조 명예회장이 한미재계회를 통해 최초로 그 필요성을 공식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2006년 협상 당시에는 양국의 반대 여론을 무마하고자 양국 재계 인사들과 미국 행정부·의회의 유력 인사들을 만나고 다니는 등 민간외교의 중심에 섰다.
현홍주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전 미국대사)는 “조 명예회장은 한미 재계가 이해관계 상충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막후에서 타협과 조율을 이끌어 내는데 탁월한 협상력을 발휘한 분위기 메이커이자 의견 조율자였다”고 기억했다.
한일 FTA 추진과 함께 양국 기업 간 공동 비즈니스 확대를 모색하는 등 한일 교류에도 적극적이었다.
대표 경제단체인 전경련에서 1987년부터 2007년까지 20년간 부회장을 지낸 데 이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회장을 맡아 국내 재계의 '얼굴' 역할도 했다. 기업 입장을 대변하며 정부를 상대로 쓴소리도 가리지 않았다.
조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전경련을 이끈 허창수 회장은 조 전 회장을 ‘Mr(미스터) 글로벌’이라고 호칭하며 “일찍이 한미FTA는 물론, EU나 인도 등과의 FTA를 추진해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를 가속화시켜 나가자고 제안한 글로벌 리더십과 선견지명에 경의를 표한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