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어령 교수가 딸 사후에 쓴 글 중 일부
||2024.04.13
||2024.04.13

나는 어리석게도 하찮은 굿나잇 키스보다는 좋은 피아노를 사주고 널 좋은 승용차에 태워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 아빠의 행복이자 능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서야 느낀다. 사랑하는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나의 사랑 그 자체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옛날로 돌아가자. 나는 그때처럼 글을 쓸 것이고 너는 엄마가 사준 레이스 달린 하얀 잠옷을 입거라. 그리고 아주 힘차게 서재 문을 열고 ‘아빠, 굿나잇!’ 하고 외치는 거다. 약속한다. 이번에는 머뭇거리고 서 있지 않아도 된다.
나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 읽다 만 책장을 덮고, 두 팔을 활짝 편다. 너는 달려와 내 가슴에 안긴다. 내 키만큼 천장에 다다를 만큼 널 높이 들어 올리고 졸음이 온 너의 눈, 상기된 너의 뺨 위에 굿나잇 키스를 하는 거다.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민아야. 그리고 정말 보고 싶다.
- 이어령,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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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교수의 딸 이민아씨는 암으로 인해 아버지보다 10년 먼저 사망하심
그리고 따님이 생전에 쓴 책에서 이런 대목이 있었는데
이게 아버지 이어령 교수의 마음에 계속 남아 후회하게 했던 모양
"자기 전에 인사를 드리기 위해 아버지가 글을 쓰고 있는 서재 문을 두드렸다. 오늘 따라 특별히 예쁜 잠옷을 입었기에 아버지가 ‘굿나잇’ 해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쳐다보지도 않고 건성으로 손을 흔들기만 했다. ‘오늘도 역시’ 하는 생각에 시무룩해져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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