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전통 주얼리
||2024.04.17
||2024.04.17

무굴제국이 최대로 확보한 영역.
황금 세공과 주얼리
과거의 인도에서는 “카스트”라 불리는 계급에 따라 직업이 나누어 졌습니다. 예술 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계급 또한 있었는데, 주얼리 제작자들 또한 “예술 계급”에 속해 있었습니다. 또한 ”주얼리 제작”이라는 범주 내에서도 상당한 분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전반적인 금세공은 Sunar라 불리는 계층이 담당했지만, 엔그레이빙을 전문으로 하는 Chatera, 보석세팅을 전문으로 하는 Kundasaz, 에나멜링을 전문으로 하는 Minakar 계급끼리 협업/분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거의 수 백 년 동안 인도의 주얼리 제작자들은 kundan이라 불렸던 매우 얇은 귀금속 띠와, Rawa라고 불렸던 귀금속 알갱이를 접합하는 기술을 주로 애용하였습니다.

Kundan이라고 불린 귀금속 띠
이 귀금속 띠는 주로 보석을 세팅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보석주위에 금속 띠를 조금씩 붙여가며 보석 고정하기 위한 테(rim)를 만들었습니다. 사용되는 금속 띠를 붙이는 작업에는 불을 쓰지 않고, 오직 힘으로 눌러주는 작업만 진행되었습니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보석의 모양이 어떻든 간에 매우 정교한 세팅이 가능했습니다.

Kundan을 이용한 보석 세팅
더 정교하고 화려한 연출을 위해서, 구형의 귀금속 알갱이를 접합시키기도 했습니다. Granulation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법은 거의 기원전부터 인도에서 사용됐습니다. 우선 채를 이용하여 수백 개의 금속알갱이를 크기별로 분류하였습니다. 분류된 금속 알갱이는 정교하게 세팅된 후, 열처리를 통해 완전히 단단하게 접합되었습니다. 조금의 실수가 있으면 알갱이가 완전히 녹아버리기 때문에 오직 숙련된 장인만 이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고급주얼리 제조에는 때때로, Filigree라는 기법이 이용되었습니다. 이 기법은 귀금속 와이어와 알갱이를 조립하여 주얼리의 몸체를 만들거나, 특정한 패턴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아래의 그림 같이 오픈워크 구조처럼 매우 정교한 세공품이나 복잡한 패턴을 만들 때 주로 이용되었습니다. 몇몇 장인들은 이 방식으로 보석을 세팅하거나 에나멜 제품에 응용하기도 했습니다.

Filigree를 이용한 인도 전통 주얼리
인도의 전통주얼리(특히 무굴제국 시기)의 특징은 힌두교의 상징들과 이슬람의 상징들이 모두 들어가 있다는 점입니다. 당시 유력자들은 힌두교 신자보다는 이슬람 신자가 많았기 때문에, 주얼리들은 이슬람권에서 유행한 디자인/상징과 힌두교도들이 보유한 주얼리 세공 양식이 결합한 형태가 많았습니다.
보석의 경우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가 모두 인도와 인근 지역에서 산출되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다만 진주, 제이드, 네프라이트등 일부 보석은 유럽과 중국으로부터 수입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보석을 활용한 주얼리는 극소수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주로 캐보션이나 매우 조금의 면(facet)을 가지도록 가공하여 원석의 크기를 살리고 자연스러운 연출을 할 수 있도록 보석을 가공하였습니다. kundan을 이용한 보석세팅은 보석의 형상에서 비교적 자유로웠기 때문에, 인도처럼 러프한 보석을 세팅하는데 매우 적합했습니다.

캐보션 컷팅된 보석
목걸이와 펜던트
아래의 펜던트는 호랑이 발톱, 루비를 금에 세팅하고, 금에는 힌두교의 신(shiva, paravati)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묘사된 도안의 아랫부분에는 Filigree를 이용하여 정교한 꽃 장식을 만들었습니다. 당시의 힌두교도 인도인들은 동물 일부분을 마치 부적처럼 사용하였습니다. 따라서 생물에서 얻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가치가 높았으며, 구리나 은으로 묘사한 제품이 비교적 저가에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아래의 그림과 같은 거대한 펜던트 목걸이는 다이아몬드와 스피넬, 그리고 에나멜이 모두 사용된 주얼리입니다. 상부에는 기하학적 모양으로 세공된 황금 비드가 세팅되었습니다. 가운데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하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귀금속 띄인 kundan을 이용하여, 복잡한 형상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하였습니다. 가운데는 파란색 에나멜링을 추가했으며, 주위를 kundan 둘렀습니다. 아래에는 자연스럽게 가공한 스피넬을 세팅하였습니다. 이렇게 분리되는 층이 조합된 주얼리는 baleora라고 불렸는데, 주로 고위층의 남성들이 착용하였습니다.

아래의 목걸이는 filigree 방식으로 제작되어 매우 섬세한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4개의 오픈워크 구조로된 튜브에는 루비, 다이아몬드, 에메랄드가 세팅되었습니다. 튜브의 상부는 같은 보석이 세팅된 꽃장식이 있습니다. 하부에는 금 알갱이들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장신구는 개별 부품들을 따로 만든 뒤에 조립되었습니다. 이 주얼리 또한 가운데 4개의 튜브와 상부에 존재하는 7개의 부속이 조립되어 제작되었습니다.

아래의 펜던트에는 힌두-이슬람의 양식이 모두 녹아들어 가 있습니다. 네프라이트라는 원석을 사용해 몸체를 만들고, 원석에다 금을 양각하였습니다.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를 세팅하여 나무와 새를 묘사하였습니다. 보석들은 전통적인 방식인 kundan을 통해 세팅됐습니다. 목걸이 부분은 진주로 제작됐습니다.
나무와 마주 보는 새는 이슬람에서 “에덴동산“을 묘사할 때 많이 사용된 방법이었습니다. 무굴제국 시기 인도 내 이슬람 유력자들이 인도의 세공사들에게 주얼리 제작을 의뢰하게 되면서, 그림과 같은 이슬람에서 유행한 양식과 인조의 세공기법이 혼합된 주얼리가 제작되었습니다.

팔찌
아래의 팔찌 주얼리는 백산호로 새를 묘사했습니다. 새 주변에는 루비와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팔찌의 연결부위에도 산호 장식을 세팅해 두었습니다. 뒷면에는 앞면의 새형상을 묘사한 그림이 인그레이빙 되어있는데, 이러한 장식적 요소들은 이 팔찌가 매우 고가임을 말해줍니다.
산호는 영국과 네덜란드로부터 수입된 귀중한 보석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상류층이 주로 애용하였습니다. 물론 산호에도 급이 있어 적색을 최고로 쳤고, 백색은 비교적 저가로 여겨졌습니다.

아래의 팔찌는 섬유를 활용했다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위의 사진들처럼 몸체를 금으로 만드는 경우와 달리, 연결부위는 섬유로 만들고, 장식 부분만 황금과 보석을 사용했습니다. 섬유로 된 연결부는 zari라 불렸는데, 솜과 은 와이어를 같이 꿰어 제작되었습니다. 이런 형태 팔찌의 가장 큰 특징은 양팔에 착용하는 주얼리라는 점입니다. 무게는 연결부위가 금으로 된 팔찌보다 가벼웠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여 많은 계층에서 애용한 양식이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bazuband라고 불리는 주얼리입니다. bazuband는 팔뚝에 착용하는 장신구 였는데, 이 주얼리의 급은 신분에 따라 명확하게 달라졌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18세기 무굴 제국황족이 착용한 bazuband 양식을 보여줍니다.
네프라이트를 세공하여 가운데는 육각형 모양으로, 양 끝은 나뭇잎 모양으로 가공하였습니다. 육각형 부분에는 황색 다이아몬드, 나뭇잎에는 사파이어, 옆면에는 루비를 세팅하였습니다. 보석들은 전통적인 방식인 kundan을 이용해 고정되었습니다. 뒷면에는 무굴제국의 국화인 연꽃이 인그레이빙 돼 있습니다.
옥의 일종인 네프라이트는 주로 중국-버마(미얀마)를 통한 수입만으로 공급되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장신구는 상당히 고가였습니다. 특히 네프라이트에 보석과 금을 상감하는 방식은 매우 제작이 어려워, 황족등 소수만 착용할 수 있었습니다. 때때로 황제는 금/보석이 상감된 옥장신구를 하사해 황제의 권력을 과시하였습니다.


코걸이/반지
코걸이/반지는 종교나 계급에 상관없이, 많은 인도 여성들이 이용했습니다. 물론 종교와 계급에 따라 장신구의 디자인, 소재, 퀄리티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중~상위 계급의 경우 황금 주얼리를 착용할 여력이 되었지만, 계급이 낮은 경우 은이나 구리. 황동을 이용하는 예도 있었습니다.
인도 주얼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코장식(nose ring)입니다. 이 장식품은 아래의 사진처럼 콧구멍에 끼우는 장식품인데, 15세기경 이슬람권 사람들이 인도로 침략/이주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확산된 것입니다. 물론 힌두교도의 경우, 자신의 종교에 맞추어 힌두교의 상징을 주얼리에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코걸이 주얼리를 보여줍니다. 이 주얼리는 물고기를 형상화했으며, 진주와 터키석, 색유리로 장식했습니다. 코걸이의 경우 무게 때문에 처질 수도 있어 머리카락에 고정하는 장치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반지의 경우 손가락뿐만 아니라 발가락에도 착용했습니다. 반지의 경우 대체로 심플한 디자인을 가졌지만, 여러 개의 반지를 동시에 착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래의 반지는 아게이트 원석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반지에 호랑이를 장식했는데, 호랑이 장식은 힌두교에서 복과 힘을 상징해 많은 인도인이 애용했습니다.

맺으며
무굴제국 시기,이슬람 문화의 특징과 힌두교 문화의 특징들이 융합되었습니다. 주얼리에도 이런 양상이 반영되어, 이슬람 문화에서 유행한 디자인과 상징/힌두 문화에서 사용한 세공법이 합쳐진 형태의 주얼리가 등장했습니다. 인도인들은 kundan등 독자적인 세공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이런 기법들은 인도인들이 선호했던 보석컷팅 방법과 조화되어, 인도 주얼리의 고유한 특징을 만들었습니다. 현대에도 인도에서는 다양한 전통 주얼리들이 제조되고 있습니다. 몇몇 인도인들은 지금까지도 전통적인 제작방법을 고수하며 인도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