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이었던 드라마 ‘비밀남녀’ " 꿀물을 달라면 쓰디 쓴 익모초 즙을 내밀어요, 그게 인생이야"
||2024.04.28
||2024.04.28

영지 : 아버지 인생이 어때?
달구: 절대 마음대로 안돼지.세상에 몹쓸 병에 걸리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니.
대머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또 어딨겠어. 그런데 병으로 죽고 대머리도 되고
교통 사고도 난단말야. 인생, 절대 맘대로 안돼지.
너도 나같은 아버지를 갖고 싶진 않았을꺼 아니냐.
꿀물을 달라면 쓰디 쓴 익모초 즙을 내밀어요, 그게 인생이야.
복주머니를 주세요해서 받은 주머니를 열어보면 거긴 흉칙한 지네가 들어있지,
그게 인생이야.
영지: 결국 행복은 없는거네.
달구:그런데 말이야 익모초 즙이 여자 몸엔 최고야 그게. 너 그리구 지네가 관절염에 효과 있는거 알아, 몰라?
영지:그래서 결론은?
달구:인생이 주는대로 받아 먹어라. 당장 쓰기는 해도, 그게 끝까지 나쁘진 않을 것이다.

영지:난 오늘 뼈저리게 느꼈어요. 사람들이 현실을 외면하더라니까요.
발은 시궁창에 빠져있어도 눈으론 저 멀리의 무지개를 보고 싶어하더라구요.
도경:당연하죠. 어쩌자고 그런 험악한 스토리를 짠거예요? 다음부턴 영지씨도 꿈꾸는 얘기만 쓰세요. 사람들은 욕하면서도 그걸 더 좋아한다니까요.... 왜? 현실은 고단하니까. 맨날 그날이 그날이니까

영지: 힘들다
영구: 뭐가?
영지:나도 딴 사람들이랑 똑같은 욕심을 갖고 있다는 게 힘들다.
100미터 달리기를 해도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저만큼 뒤에서 출발해야하는
형편인데.... 1등을 하고 목에 금메달을 걸고 싶은 마음은 똑같으니까 힘들다.

달구: 인생을 살았어도 내가 너보다 배를 더 살았고, 상처를 받았어도 내가 너보다 몇곱절은 더 받았어.
영지: 아버지가 모르는게 하나 있는데요. 못 배우고 가난하고 내세울 꺼 아무것도 없는 소녀가장이어도, 난 지금 스물다섯 살 여자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쁘게 보이고 싶고, 부끄러운 건 감추고 싶단 말예요. 그런데 아버지가 잔인하게 밟아놨어.

도경: 일요일 아침부터 불러낸 이유가 고작 이거야. 한 줄에 천원짜리 김밥이나 먹자고?
성월: 넌 왜 세상에 널려있는 행복을 외면하고 사니? 안 힘드니?
도경: 행복이 세상에 널려있어도 남들이 다 집어가고 내가 가져갈 행복은 없더라.
성월: 뭐가 행복인지 볼 수 있는 눈이 없는 거지

영지(E) 성공한 사람들은 사랑이나 연애, 결혼도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쉬운걸까요?
쉽겠죠...사랑하나로 모든게 해결됐던 순정의 시대는 끝난지 오래입니다.
그렇다면, 빛나는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나도 빛이 나야 하는걸까요?
순정의 시대가 끝난 지금, 사랑은 이제 설 자리가 없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분수에 맞는 사람을 만나라는 말이 있죠.
아마 그래서 그런 말이 있었나 봅니다.
영지(E) 두렵지만 가고 싶은 길, 아름다운 꽃들 우거진 길이 내 앞에 보이길래 한발짝 드러섰습니다.
하지만 끝에는 낭떠러지가 있을 것 같은 이길,
어서 뒤돌아 나오는게 현명하겠죠?
그런데 발걸음이 안 떨어집니다.
이 길의 끝에는 무서운 벼랑이 날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왜 이 길을 끝까지 가보고 싶은 걸까요?
돌아서 나가야하는데... 지금 돌아가야 하는데...
영지(E);지금껏 살면서 내가 얻은 지혜는... 가질 수 없는건 원하지 않아야 살기 편해진다는거죠.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잘 알거든요. (멍하니 손놓고)집나간 엄마가 돌아오길 원했고, 이 집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원했고, 내가 쓴 동화가 당선되길바랬고.... (놀이공원 머리띠 보며)내 짝사랑이 이뤄지길 바랬죠.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내게 주어지지 않았고 오늘도 난 비 새는 방에서 잠을 잡니다. 간절한 소망이라고 다 이뤄지는 건 아니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