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뉴스’에 통쾌하다가 저녁에 마음이 쓸쓸한 까닭?
||2024.05.24
||2024.05.24
[최보식의언론=오진영 작가]
2020년 1월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삭막하고 공포스럽고 불안하던 시절이었다. TV조선에서 방영하던 '미스터 트롯 시즌 1'을 열혈 시청했더랬다.
최종 파이널에 올라간 탑 10이었던가, 그 멤버들 중에서 내가 보기엔 김호중은 노래를 제일 잘하는 가수였다. 그러나 대중 투표 오디션이라는 게 노래 실력만으로 좌우되는 게 아니다.
안 그렇다는 걸 알 만큼 이미 오디션을 볼 만큼 많이 봤기에, 내 귀에는 김호중보다는 노래 못하는 임영웅이 1등 먹는 결과를, 원래 오디션이라는 게 그러려니, 하며 지켜봤다.
나는 미스터 트롯 시즌1 출연 가수들 중 장민호의 팬이었다. 팬이 되었으니 미스터 트롯 원년 멤버들이 나오는 티비 프로그램들을 한동안 열심히 시청했다.
그러다보니 파이널 멤버들에 대한 찌라시 수준 유튜브까지 챙겨보았고. 김호중이 미스터 트롯으로 뜨고선 무명시절 매니저를 손절하고 다른 소속사로 갔다더라, 그래서 예전 매니저가 소송을 건다더라, 하는 뉴스를 봤다. 무명 시절 여친과 그의 가족에게도 모질게 대해서 구설수에 올랐다는 뉴스도 봤다.
'쓰레기구먼. 노래 잘 하면 뭐해. 인간이 덜 된 친구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그 후 김호중이 티비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승승장구하는 걸 보면서, '방송국 인간들이 그렇지 뭐, 시청률만 나오면 장땡이니까 저런 사람을 데려다 스타 만드네' 라고 생각했었다.
이번에 김호중이 음주 운전 뺑소니로 연일 모든 뉴스에 긴 시간 등장하는 걸 보면서 나는 '그러면 그렇지. 미디어가 암만 띄워도 본질은 못 속이는 거지' 하며 공연히 통쾌해했다.
일찌감치 '쓰레기'(?)를 알아본 나의 선견지명을 자랑하고 싶기까지 했다. 김호중을 떠받드는 팬덤이나 조국, 이재명을 추앙하는 팬덤이 뭐가 다르냐, 그나마 김호중 팬들은 나라 정치에 피해는 안 주니 민주당 개딸들 보다는 낫다는 포스팅도 했다.
그랬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너무 오래 '김호중 뉴스'가 계속되고 학교 다니던 시절 학폭 의혹까지 등장하는 걸 보면서, 인간성 한심한 친구인 건 맞고 큰 잘못 저질러서 추락해야 하는 것도 맞는데, 이렇게까지 일주일 동안 탑 뉴스로 다뤄야 하나, 싶어질 즈음이었다.
폰만 열면 나오는 김호중 뉴스에서 "어렸을 때 부모가 이혼하고 할머니가 키워"라는 대목이 보였다. 그걸 보는 순간 마음이 아파왔다.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해서 할머니(또는 고모)가 키운 아이. 그게 바로 나를 새엄마로 만나기 전의 우리 아들이기 때문이었다.
20대 젊은 나이에 세상 사람 누구나 부러워할 '탑 오브 더 월드'에 올랐지만, 가까운 주위 사람을 소중히 대하며 제대로 사는 방식을 익히지 못했던 그 인기 가수의 얼척없이 어리석은 처신('처신' 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거다). 어쩌면 어린 시절의 공백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내 아들의 마음에도 혹시 그런 결핍과 공백이 있으려나, 이런 생각에 쓸쓸한 저녁이다.
나는 김호중을 옹호할 마음 손톱만큼도 없다. 음주 운전은 호되게 벌줘서 때려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무분별한 팬덤이라면 이가 갈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저녁에 마음이 아프고, 아들이 보고 싶고 안쓰럽고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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