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는 한동훈의 ‘그릇’이 너무 작다!...운동권 출신의 직격
||2024.05.24
||2024.05.24
[최보식의언론=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긴 침묵과 잠행의 시간을 가지던 한동훈이 얼마 전 페이스북에 해외 직구 규제 논란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한마디로 당혹스럽다. 한동훈은 몸과 마음을 잘 가다듬어 다음 대선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할 사람 중 한 사람이 분명한데 이게 뭐하는 짓인가, 겨우 이 수준밖에 안 되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해외직구 규제 관련 한동훈의 견해의 옳고 그름 혹은 수준은 둘째 문제다.
4.10총선이 역대급 참패가 맞다면, 공천과 선거전략과 메시지를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반드시 내야 할 메시지와 취해야 할 행동이 있는데, 이건 완전히 무시하고 나 같은 정책 논객이나 할 법한 페북질이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급 참패를 당한 국힘당이 조용한 것이 '무덤의 평화'를 닮았다고 한다. 그런데 실은 국힘당이 조용한 것이 아니다. 엉뚱한 것으로 시끄러웠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비중) 논란으로 시끄러웠고, 한동훈의 전당대회 출마 논란으로 지금도 시끄럽다. 전당대회 시기와 당원 투표 100% 룰 개정 문제를 둘러싸고 또 시끄럽다.
이 논란의 중심에 한동훈이 있다. 국민과 지지층이 볼 때는 엉뚱한 논란들이 진짜 필요한 논란들을 덮어 버리니 조용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용함 역시 한동훈과 국힘당 중진 의원들의 또 하나의 큰 오류 내지 한계가 아닐 수 없다.
당파를 떠나서 윤 대통령에 대한 주문은 대동소이하다. 태도·자세를 바꿔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라, 야당과 대화하라, 인재풀을 넓혀라 등 한마디로 '정무 강화'다. 윤 대통령은 이런 비판과 주문을 전향적으로 받아 안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 당연히 기대에는 많이 못 미칠 것이다. 나는 윤대통령의 수습책 내지 혁신 방안이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글을 이미 쓴 바있다. 국힘당의 '유능한 민생정당'론도 공허하다고 썼다.
그런데 비대위원장으로서 엄청난 권한을 휘둘렀던 한동훈은 어떤 메시지를 냈고, 어떤 행보를 했나? 아예 생산적 비판 거리 자체가 없다. 총선 참패를 윤통 책임만으로 돌리기에는 한동훈이 휘둘렀던 권한이 너무나 컸다.
사실 윤통의 저조한 지지율과 스타일은 일종의 총선의 기본값이었다. 이게 안 좋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기에 정치경력은 짧지만, 이미지와 말발과 젊음(?) 하나는 좋은 한동훈에게 어마어마한 중책을 맡겼던 것 아닌가? 솔직히 컨텐츠나 경륜을 중시하는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한동훈은 총선 참패 후 성찰의 메시지도, 경청 행보도, 약점 보완 행보도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국힘당이 엉뚱한 것으로 시끄럽게 만드는데 크게 일조하고, 정책의 곁가지인 해외직구 규제 관련 메시지나 내는 행태를 어찌 좋게 볼 수 있겠는가?
차라리 의대증원이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나 고준위방사선폐기물 관리 특별법, 연금문제 같은 굵직한 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냈다면 B학점이나 C학점은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얍삽한 이미지 정치, 팬덤 정치 지긋지긋하다. 조국당의 득세까지 보니 더더욱 그렇다.
전당대회 판이 벌어지면 비상한 시기에 임명돼 오로지 당원과 지지층의 찬사만 받는 전무후무한 행운을 누리면서 당무 관련 전권을 휘두르고, 언론의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인지도와 이미지라는 정치적 자산을 쌓은 한동훈이 유리할 것이다.
당의 체질, 가치, 정책, 비전, 시스템, 정치내공 혁신 없이 오로지 팬덤과 이미지로 한탕 해보려고 하는 한국 정치(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음)의 퇴행적 습성이 발동하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당은 그렇다 쳐도, 한반도 150년 근대화·문명화를 주도한 대혁명가, 대개혁가의 정당인 국힘당이 어떻게 이렇게 얍삽한가.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한동훈은 대한민국과 정치와 보수당을 혁신하려는 그 길고 처절한 노력, 고민과의 단절이다. 엘리트 사법 관료적 한계를 거의 탈피하지 못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시간을 두고 이 한계나 편향을 시정하여, 훌륭한 대안으로 거듭나서 역사적 소임을 다해 주기를 기대하는데, 당권을 쥐면 모든 것이 막히고 갇혀 버린다.
그런 점에서 한동훈은 담아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현재로서는 그릇이 너무 작다. 무엇보다도 지적 오만으로 인해 그릇이 너무 하드하다. 이준석의 문제도 바로 이것이었다. 이 정도 수준으로는 반역과 퇴행의 흐름을 반전시킬 수 없다. 본인도 망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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