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선정에 과기정통부가 고민 깊어진 이유는
||2024.05.27
||2024.05.27
'제4이동통신사'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필요서류를 검토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처음엔 빠르게 주파수할당을 통지해 스테이지엑스를 돕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추가 서류를 요구하는 등 내부 기류가 신중론으로 바뀐 모양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제4이통사로 단독 입찰했던 스테이지엑스가 5월 7일 정부에 5세대(5G)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할당대가 1차분인 430억원(낙찰가 10%)을 납부하고 필요서류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과는 대응되는 모습이다.
과기정통부는 5월 14일 "앞으로 법률자문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 필요서류의 적정성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공표했으나 현재까지 열흘이 흘렀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변한 게 없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IT조선과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검토 중이라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현행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고시(주파수할당 신청 절차 및 방법 등 세부사항)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할당대상법인이 전파법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필요사항을 이행하고 주파수할당 대가 납부 증거서류, 할당조건 이행각서, 법인설립등기 등 필요서류를 제출하면 주파수할당통지서를 교부한다'고 정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언제까지 통지해야 한다는 시한은 규정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가 스테이지엑스에 요구한 필요서류는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이 주파수할당 이전 필요사항을 이행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뜻하며 주파수할당대가 납부 증거서류, 할당조건 이행각서, 법인설립등기 등이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1월 31일 낙찰가 4301억원에 제4이통사로 선정될 때만 해도 "주파수할당통지에 필요한 서류 등을 신속히 안내하고, 할당대상법인이 빠른 시일내에 이를 준비해 주파수할당통지 및 기간통신사업 등록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다소 바뀐 것은 최근 스테이지엑스를 둘러싼 어수선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과기정통부에 "스테이지엑스는 자본 보달 계획, 정책금융, 로밍 관련해 의문점이 많다"며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을 취소하라"고 공개요구했다.
서울YMCA는 "스테이지엑스는 재정 능력 부족, 묵인하고 넘길 수 없는 중대한 결격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스테이지엑스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주파수 이용계획서 제출부터 현재까지 자본금 규모 및 조달 계획을 변경하지 않았다"며 "스테이지엑스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인프라 투자, 새로운 통신 서비스의 선도적인 도입,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 혁신 및 고용창출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선하고 이로운 영향을 미치고, 통신시장 내 경쟁활성화를 위한 소임을 다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양측은 5월 10일에도 맞붙었는다. 서울YMCA가 "공공재인 주파수를 활용하는 제4이통사가 벤처기업의 실험장이자 놀이터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이에 "대한민국의 IT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선도해온 벤처기업을 폄하하는 표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춰 새로운 통신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로 제4이통사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업계 역시 과기정통부의 필요서류 검토 시간이 이처럼 길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는 처음 2000억원 자본금을 강조했다가 5월 7일 500억원만 출자해 의문점을 키웠다"며 "과기정통부는 최근 인사로 주요 담당이 바뀌었다. 야당을 중심으로 '제4이통사 선정에 신중을 기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상황을 꼼꼼히 살피는 거 같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