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마이투어, 숙소 ‘원가 예약’ 비결은 B2C·B2B 동시 공략 [변인호의 스타트업 픽]
||2024.05.27
||2024.05.27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된 2020년 국경 간 이동이 금지되며 해외여행이 막혔다. 코로나19 대유행기 ‘호캉스’가 뜬 것도 해외여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여행을 위한 숙박 플랫폼 ‘올마이투어닷컴’을 서비스하는 올마이투어는 하필 이 어려운 시기에 석영규·정현일 공동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숙박 플랫폼(OTA)을 통한 B2C 사업뿐 아니라 국내 호텔 같은 숙소 등을 상대로 B2B 사업도 동시에 진행한다.
IT조선은 석영규·정현일 올마이투어 공동대표를 만나 코로나19 대유행기에 창업한 숙박 플랫폼 스타트업의 사업전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공동대표 각자 전문분야 동시 공략
올마이투어를 공동창업한 석영규·정현일 공동대표는 맡고 있는 사업분야가 서로 다르다.
석영규 대표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항공에서 글로벌 마케팅과 대한항공·델타항공 합작법인 자카르타 지점 부지점장 등 B2C 중심 업무를 맡아왔다. 석 대표는 또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이스타항공의 조종사(파일럿)로 근무한 경험도 갖췄다.
반면 정현일 공동대표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정호여행사 동남아 총괄 지사장을, 2010년부터는 정호여행사 대표를 역임했다. 정현일 대표는 주로 여행·숙박 관련 B2B 업무를 진행했다. 여행·숙박 관련 B2C, B2B 업무를 해온 두 공동대표가 만나 창업한 올마이투어가 B2C, B2B를 동시에 공략하게 된 배경이다.
B2C와 B2B를 공략한다고 해도 코로나19라는 장애물을 넘어야만 했다. 특히 두 공동대표가 올마이투어를 창업한 2020년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국경 간 이동이 금지되는 등 여행·관광·숙박·항공 산업이 전염병으로 인해 급격하게 위축됐다.
석영규 대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모두가 위기를 맞은 당시가 오히려 새로운 사업전략을 세워 시장을 공략할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 투어 플랫폼 ‘올마이투어닷넷’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코로나19가 오래가서 내국인을 위한 숙박 플랫폼 쪽을 먼저 공략해야겠다 싶어 ‘올마이투어닷컴’을 2021년 2월 출시하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B2C 핵심은 멤버십 기반 ‘숙소 원가 예약’
올마이투어닷컴의 B2C 공략 지점은 월 1900원의 ‘어썸멤버십’이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숙소를 원가에 예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간 멤버십 구독료는 1만9000원이다. 어썸멤버십 관련 주목할 점은 올마이투어가 말하는 ‘원가 예약’이다. 올마이투어의 원가 예약은 호텔의 숙소 공급가 그대로 이용자에 제공한다는 의미다.
석영규 대표는 “숙박비 비교 사이트를 이용하면 대부분 가격이 비슷한데 막상 결제하려고 보면 세금이나 봉사료 같은 명목으로 추가 비용이 붙어 실제 결제금액이 표기금액 대비 10~15%쯤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세금이나 봉사료는 진짜 세금이나 호텔에 정산해주는 금액이 아니라 대부분 숙박 플랫폼 수수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마이투어닷컴은 그런 플랫폼 수수료를 면제해 여행자에게 숙소를 공급가 그대로 전달한다는 의미에서 숙소 원가 예약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며 “올마이투어는 호텔 같은 숙박업소가 대규모 출장 등을 위해 다른 기업에 B2B 특가로 제공하는 객실을 어썸멤버십을 구독하는 일반 여행자에게 일반 객실 예약가보다 더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트너 불편 해소하는 올마이투어 B2B 솔루션
올마이투어 B2B 사업은 B2C 사업과 상호 보완 관계다. 올마이투어 B2B 사업은 ▲얼리버드 바우처 부킹엔진 ▲커머스 채널링 비즈니스 ▲글로벌 클라우드 채널링 솔루션 등 크게 세 가지다.
얼리버드 바우처 부킹엔진은 숙박권을 먼저 구매하고 숙박일정은 나중에 정할 수 있게 하는 예약 시스템을 말한다. 이는 커머스 채널링 비즈니스와 연결된다. 커머스 채널링 비즈니스는 카카오커머스, CJ, SSG닷컴, SK텔레콤, 티몬, 프리즘 등 이커머스 서비스에서 숙박권을 판매할 때 일정을 하나하나 선택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석영규 대표는 두 솔루션을 결합하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숙박권을 구매할 때 일정을 미리 정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옵션 선택창 길이를 줄여 이용자경험(UX)을 향상할 수 있다고 봤다.
석 대표는 “이커머스는 보통 일정 예약 시스템이 없어 숙박권을 판매하려면 날짜별로 60개쯤의 옵션이 뜨는 등 날짜를 정해야만 숙박권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사용해야 했다”며 “부킹엔진을 사용하면 그냥 티켓 하나 사듯 편하게 숙박권만 결제하고 숙박일정은 구매자가 나중에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마이투어는 얼리버드 바우처 부킹엔진 솔루션을 이커머스 등 개별 플랫폼에 API를 기반으로 시스템 통합(SI) 형태로 제공한다. 이는 또 글로벌 클라우드 채널링 솔루션과 연동된다. 글로벌 클라우드 채널링 솔루션은 올마이투어 시스템에 올마이투어와 계약된 국내 호텔 상품, 객실요금, 객실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동기화해 파트너사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정현일 대표는 “글로벌 클라우드 채널링 솔루션을 이용하면 해외 숙박 플랫폼이나 해외 현지 여행사 등이 실시간으로 한국 숙소 현황을 알 수 있다”며 “올마이투어 솔루션을 이용하면 현지 여행사가 숙박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객실을 예약할 수 있어 글로벌 플랫폼을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올마이투어 B2B 솔루션은 호텔 등 국내 숙박업 사업자가 다양한 판매 채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라며 “이를 통해 해외 파트너들에게 국내 호텔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트코 같은 글로벌 여행 플랫폼 되겠다”
올마이투어는 B2C 플랫폼 올마이투어닷컴과 B2B 솔루션을 통해 시너지를 추구한다. 올마이투어가 B2B 솔루션으로 국내 숙박업소의 해외 대형 여행 플랫폼 의존도를 낮춰주면 그만큼 올마이투어가 B2B 특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객실을 확보할 확률이 오른다. 올마이투어 솔루션을 쓰면서 올마이투어와 제휴하는 곳이 많아서다.
그렇게 확보된 객실은 B2C 플랫폼 올마이투어닷컴 어썸멤버십 이용자에게 저가로 제공된다. 올마이투어는 공급자(호텔)와 소비자(여행자) 양측이 복잡한 여행·관광·숙박업계 구조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며 시장을 공략하는 셈이다.
석영규 대표는 “올마이투어는 항공권이나 투어, 여행지 활동 등 다양한 요소를 모두 아우르는 플랫폼이 되는 방향을 추구하지만 지금은 잘 할 수 있고 여행자에게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숙소 쪽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 여행 플랫폼 시장 점유율을 다 더해도 아직 전체 시장의 1%가 되지 않는데 올마이투어닷컴을 글로벌 시장 내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한 여행 플랫폼계의 코스트코처럼 키우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행자가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 없이 여행 가서 무엇을 할지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편하게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일 대표는 “올마이투어 솔루션을 통해 버튼 하나로 해외의 현지 여행사나 여행 에이전트가 다양한 숙소를 예약하도록 도와 글로벌에서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여행자를 유치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동북아 지역 1위 숙소 공급자를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