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사이클’ 맞은 조선업계, 노조 임단협 무사히 넘을까
||2024.05.27
||2024.05.27
조선업계가 슈퍼 사이클에 들어서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는 13년 만에 올해 1분기 동반 흑자를 기록하면서 적자 터널을 벗어났다. 앞으로 전망도 밝다. 세계 최대 수준의 수주액과 고부가가치 선박 선별 수주로 이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다만 높은 이익을 거두는 만큼 불황을 버틴 노동조합의 이익 공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봄철 임금협상을 두고 투쟁하는 노조의 춘투(春鬪)가 시작되면서 노사간 줄다리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는 올해 1분기 HD한국조선해양 1602억원, 삼성중공업 779억원, 한화오션 529억원으로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조선 3사의 동시 흑자는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1분기 수주액 역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 발표를 보면 1분기 우리나라 선박 수주액은 136억달러(18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1.4% 증가했다. 이는 중국 선박 수주액인 126억달러(17조2000억원)를 넘어선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한국 선박 수주액이 세계 1위를 기록한 건 2021년 4분기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수주에 집중하며 수익성도 극대화했다. 1분기 국내 조선업계는 1분기 전 세계 발주된 친환경 선박 액화천연가스(LNG)선(29척), 암모니아선(20척) 모두를 수주했다.
선박 가격도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 대표 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는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 지수는 올해 4월 183.9을 기록했다. 기존 역대 최고인 2008년 9월 191.6에 근접한 수치다. 신조선가지수는 2008년 11월을 끝으로 15년 이상 180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 3사의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임단협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차질 없는 생산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HD현대그룹 조선 3사 노조는 올해 4월 사측에 공동 요구안을 제시했다. 요구안에는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 인상 ▲인력구조 개선 ▲임금피크제 폐기 등이 담겼다.
한화오션의 경우 2023년 이견을 보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방식을 두고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2023년 한화그룹으로 인수되며 RSU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지급 조건을 놓고 노사 이견을 보였다.
2023년 7월 현장 근로자 중심 노조를 처음 결성한 삼성중공업 역시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노조는 불황 기간을 견딘 만큼 이익 공유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조가 강경 일변도로 나서기 힘들 것으로 관측한다. 1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강경 투쟁이 생산 차질로 이어져 슈퍼 사이클에 위기를 맞을 경우 노조의 이익 공유 주장이 힘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3년치 물량을 확보한 상황에서 생산 차질 없이 안정적인 선박 인도를 위해 노사 갈등이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며 “이제 협상을 시작하는 만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