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N번방’ 3명 기소…법조계 “범죄단체 혐의도 적용 가능”
||2024.05.27
||2024.05.27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으로 지금까지 3명이 디지털 성범죄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다른 3명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받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역할 분담을 통해 불법 음란물 제작과 유포에 나선 것으로 조사되면서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 적용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최초로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가 적용된 것은 조주빈 일당의 ‘N번방’ 사건이다. 이들은 내부 규율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수고비도 주고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단순한 음란물 공유에 그치지 않고 범죄단체 성격을 가졌다고 판단해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형법 제114조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조주빈은 성 착취물 제작·유포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개인 욕구에 따른 일탈이었을 뿐 범죄단체는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범죄단체 혐의를 인정해 2021년 10월 징역 42년을 확정했다.
‘서울대 N번방’ 사건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이 사건에서 범인 A(40)씨와 20대 B씨가 구속 기소됐다. 다른 피의자인 서울대 졸업생 C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또 A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또 다른 주범인 D(31)씨 등 3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A씨와 D씨는 역할 분담을 통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D씨가 음란물을 만들어 건네면 A씨가 유포했다는 것이다. 한 법조인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범죄단체로 볼 만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2020년 중고차 사기로 기소된 22명을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으로 판단했다. 당시 이들이 정해진 역할 분담에 따라 행동했다는 게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한 현직 판사는 “주식·코인을 비롯해 전세 사기, 보이스피싱 등 사건을 가리지 않고 검찰에서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법원도 인정하는 추세”라며 “조주빈의 ‘N번방’ 사건에서 디지털 성범죄관련 범죄단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사례가 있어서 서울대 N번방 사건에도 범죄단체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범죄단체로 보기가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김민건 법무법인 우면 변호사는 “사전에 역할 분담했다면 범죄단체 조직으로 볼 수 있겠지만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그때그때 임의로 역할을 이행했다면 범죄단체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