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경찰과 군인 등이 전남·전북·경남·충남 등지에서 민간인 127명을 숨지게 한 사건의 진실규명(중대 인권침해) 결정이 내려졌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8일 서울 중구 진화위에서 열린 제79차 위원회에서 이같이 판단한 뒤 국가가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진실규명 결정은 진화위가 의혹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정하면서 조사를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남 해남·함평 주민 100명은 1949년 2월부터 이듬해 11월쯤까지 좌익활동가 가족이거나 부역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경찰·군인에게 살해당했다.
진실화해위가 사건 신청인과 참고인 등을 조사하면서 제적등본·족보·관련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가해 주체는 해남경찰서와 함평경찰서, 국군 제11사단 20연대 군인 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말 국민보도연맹원이라는 이유로 예비 검속돼 전북 야산과 경찰서 유치장 등에서 희생된 20대~40대 남성 민간인 14명에 대해서도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경남 산청 주민 11명 또한 국민보도연맹원이나 요시찰인이라는 이유 등으로 1950년 7월쯤 경찰에게 희생돼 진실규명이 결정됐다.
진화위는 충남 당진에서 1950년 7월쯤 우익 활동 경력이 있거나 가족이라는 이유 등으로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3명 중 2명도 진실규명으로 판단됐다. 다만 나머지 1명은 구체적인 사망 시기 및 장소가 확인되지 않아 진실규명 불능으로 처리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기관인 경찰과 군인이 민간인을 예비검속해 법적 근거와 적법절차도 없이 살해한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피해회복 조치와 추모사업 지원, 역사기록 반영, 평화인권교육 실시 등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