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다시 살얼음판 같은 사회적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노사정 대화가 다룰 현안은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대화의 전망은 밝지 않다.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30일 오후 6시 서울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위) 첫 회의를 연다.
이 특위는 노사정 대표가 2월 6일 사회적 대화를 하기로 합의한 내용의 핵심이다. 당시 노사정 대표는 1개 특위와 2개 의제별 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노동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노동 개혁의 동력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 되살리겠다는 복안을 만들었다. 22대 국회도 여소야대 지형으로 노동 개혁 관련 입법 환경이 어려워서다.
하지만 지난달 4일 특위 첫 회의는 무산됐다. 사회적 대화와 별개로 경사노위에서 다뤄지는 공무원·교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가 ‘복병’이 됐다. 노동계가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정할 심의위원회 위원 구성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특위 첫 회의를 불참한 것이다. 이로 인해 특위 첫 회의는 약 두 달 동안 열리지 못했다. 정부와 노동계는 위원 구성에 대해 절충점을 찾고 이날 특위 첫 회의를 전격 결정했다.
노사정 대화가 어렵게 재개됐지만, 순항할 지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다. 타임오프는 노조 전임자가 임금을 받고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민간기업 타임오프를 정할 때도 노동계와 경영계는 갈등이 심했다. 특히 공무원·교원 타임오프는 정부가 노조전임자를 사실상 세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민간 보다 합의점 찾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근로시간면제심의와 노사정 대화 모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노동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타임오프처럼 다른 변수로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화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2009년과 2013년에도 타임오프 탓에 경사노위를 보이콧한 바 있다.
하지만 노사정 대화도 다룰 의제는 만만찮다. 주요 의제는 정부가 백지화 한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원점 논의를 비롯해 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방안, 정년연장을 포함한 계속고용 방안 등이다. 임금체계 개편은 정부가 강제할 수 없어 매 정부 성과를 내지 못한 난제다. 기업 규모와 고용 형태, 원·하청과 임금 격차를 만든 이중구조 해소도 마찬가지다. 정년연장도 노동계와 경영계의 찬반이 뚜렷한 논쟁적인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