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2024.01.05.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여야가 17년 만에 논의한 국민연금 개혁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해 22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과 정부는 국민연금을 내는 2030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28일) 진행된 마지막 본회의 전까지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고 현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의 주재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추가 협의를 이어갔지만 불발됐으며 결국 국회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앞서 여야는 국민연금 개혁안 중 국민연금에 내는 돈인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는 것에는 합의했으나, 국민연금으로부터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에 관해선 국민의힘은 43%. 민주당은 45%를 주장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로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이하 연금특위) 활동이 종료된 바 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제시한 소득대체율 44%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여당이 제시한 소득대체율 44%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며 “단 1%포인트 차이 때문에 연금 개혁안을 무산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18개월을 달려온 국회 연금특위의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22대 국회에서 2차 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
또한 김 의장은 국민연금 개혁안 중 모수개혁을 먼저 21대 국회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 중 난제라고 평가받는 연금개혁은 국민공론화 과정을 거쳐 모수개혁에 대해서는 여야 이견이 많이 좁혀진 상황”이라며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하자”고 역설했다.
모수개혁은 국민연금 제도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연금수급 개시 연령 등 주요 변수만 조정하는 개혁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을 처리하는 것은 미래세대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이라며, 22대 국회에서 국민연금의 틀을 바꾸는 구조개혁까지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를 수용하겠다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시행 시기 선택을 비롯한 부대조건과 구조개혁 방안을 쏙 빼놓고 소득대체율만 제시하면서 연금개혁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본질적 문제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연금특위에서 시민대표단의 숙의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21대 국회에서 연금 개혁안을 마무리를 짓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정부도 22대 국회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
이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해 22대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발언에 따라 기조가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 번 만들면 70년을 끌고 가야하는 계획인데, 이를 21대 국회 연금특위 성과로 조급하게 마무리할 게 아니라 22대 국회로 넘기자”고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다.
한편, 국민연금 개혁안 논의가 22대 국회로 넘어간 가운데, 연금 개혁논의를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전날(2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연금연구회 세미나’에 참석해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현행 소득대체율 40%에서 올리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위원은 “국회 특위에서 논의중인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는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며 “소득대체율 44%에서는 13%가 아닌 21.8%의 보험료를 걷어야 미래세대에 빚을 넘기지 않게 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면서 미래세대에 부채를 떠넘기지 않기 위해서는 19.8%의 보험료를 걷어야한다”며 보험료율 12~15%, 소득대체율 40%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구조개혁의 방안으로 ‘신구 연금 분리 방안’을 제안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래세대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적립식 ‘신연금’ 분리방안을 향후 모수개혁 논의에서 우선 전제할 필요가 있다”며 “신구연금을 분리해야만 구연금의 재정부족분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2080년경에는 구연금의 재정투입의 종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