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떼고 AI 포문…SK네트웍스, ‘캐시카우’ 바꾼다
||2024.05.30
||2024.05.30
SK네트웍스가 인공지능(AI) 기업으로 거듭난다. 그동안 종합상사에서 렌탈로 외연을 넓혀 온 SK네트웍스는 최근 사업형 투자사로 전환하며 모든 사업에 AI를 접목하고 AI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등 AI를 사업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기존 핵심 사업 중 하나인 SK렌터카를 매각해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등 사업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오는 2026년 영업이익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액은 2023년 연간 영업이익 2373억원의 3배 수준이다.
영업이익 성장의 중심에는 AI 투자가 있다. 기존 투자 방향을 AI 중심으로 바꾸고 각 계열사 사업별로 AI를 접목해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형 투자사 변모 본격화
SK네트웍스는 2018년부터 컬리를 시작으로 창업 후 초기 투자가 필요한 초기단계 기업의 투자를 이어왔다. 컬리 투자 이후 국내외 핀테크, 블록체인, AI, 공연기획 플랫폼, 헬스케어, ICT 등 다방면에서 직간접 투자를 집행했다. 2023년 초까지 20여건에 2100억원대의 투자를 단행했다. 초기 기업 투자 내부수익률(iRR)은 일반 글로벌 펀드 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게 SK네트웍스 설명이다.
2020년 하이퍼스케일(초대규모) 데이터센터 펀드 투자를 시작으로 AI 관련 사업을 확장한 SK네트웍스는 최근 들어 데이터·AI 투자에 더욱 속도를 높였다. SK네트웍스는 2023년에만 ▲AI 기반 디바이스·소프트웨어 플랫폼 스타트업 ‘휴메인’(Humane)에 2200만달러(300억원) ▲네덜란드 AI 스마트팜 스타트업 ‘Source.ag’(소스에이지)에 200만달러(27억원) ▲국내 데이터 솔루션·컨설팅 기업 ‘엔코아’ 884억7000만원에 인수 등 데이터·AI 분야 투자를 넓혔다. 올해 1월에도 국내 AI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2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는 앞으로 보유 사업에 AI를 접목해 더욱 많은 AI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AI 조직을 신설한 SK매직은 ‘AI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AI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 기존 제품에 AI 기반 혁신을 추진하고 펫, 실버케어, 헬스케어 등 웰니스 영역에서 AI 신규 제품·서비스를 도입한다.
올해 AI 혁신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인도 등 글로벌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영업이익률 20%, 멀티플(기업가치배수) 30배를 달성한다는 중장기 재무 목표를 세웠다.
SK네트웍스가 2023년 인수한 엔코아는 다양한 파트너들의 AI 도입을 돕는 ‘AI 파워하우스(Powerhouse) 기술 기업’으로 혁신에 나선다. 엔코아는 올해 B2B(기업간 거래)·B2G(기업과 정부간 거래) 고객 맞춤형 거대언어모델(LLM) 서비스를 공급한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6년 매출액 858억원, 영업이익 276억원 달성한다는 목표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문화와 기술 영역의 혁신을 통해 ‘AI 호텔’로 탈바꿈한다. K-컬처와 AI 기술이 결합된 콘텐츠 등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과 재미를 제공하는 문화를 만들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내 호텔 업계 최초의 NFT 기반의 멤버십(W.XYZ)을 더욱 고도화하고 웹3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현재 68% 수준인 객실 점유율을 3년 내 5% 이상 높이고 이익도 3배 가까이 성장시킬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올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AI 기술 개발 조직 ‘피닉스 랩’(PhnyX Lab)을 설립하기도 했다. 피닉스 랩은 앞으로 SK네트웍스, 자회사와 협력해 AI 제품과 신규 솔루션 개발을 주도한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올해 2월 기업설명회를 통해 “SK네트웍스의 사업 모델 혁신을 바탕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AI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AI 민주화’를 추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키워가겠다”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AI.디바이스(AI.Device)를 활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SK렌터카 매각해 AI로 미래 ‘캐시카우’ 전환
SK네트웍스는 AI 중심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캐시카우로 꼽히는 SK렌터카를 매각한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건전성을 확보한다. 미래 캐시카우는 현재 사업, 투자를 확장하는 AI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전망이다. SK렌터카는 2023년 연간 영업이익 1220억원을 기록해 SK네트웍스 영업이익 2373억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매각 시 8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SK네트웍스는 2023년 부채비율 322.59%의 절반가량 줄여 통상 안전 기준인 200% 미만의 부채비율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매각으로 단기적인 수익 기반이 약화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자비용을 크게 완화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연내 SK렌터카 매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SK렌터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선정하고 본계약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렌터카 외에도 SK매직은 5월 9일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등 3개 품목을 경동나비엔에 영업 양도하기로 했다. 양도가액은 370억원이다. 이 자금은 AI 기술을 접목한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주력 제품 혁신과 신사업 개발에 투자금으로 활용된다.
관련업계는 SK네트웍스가 내놓는 사업들의 공통점으로 AI를 접목하기 힘들다는 점을 꼽는다. 사업의 중심 축을 AI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AI 접목이 힘든 사업 부문을 떼어내는 셈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SK매직의 경우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제품을 SK네트웍스가 직접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SK렌터카는 차량을 생산이 아닌 구매·운영하는 사업 방식으로 SK네트웍스가 직접 AI를 접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