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5도 어민들이 북한의 전파교란 공격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전파교란 공격이 무작위로 발생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민간 소형어선들의 피해가 큰 상황이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해5도 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와 오전 10시를 전후해 서북도서 일대에 대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신호가 발생했다. 북한의 이러한 전파 교란 공격은 최근 민간과 군용 주파수 관계없이 발생하고 있다. 과기부는 29일과 30일 오전부터 서해5도 도서 지역의 어선과 여객선, 항공기, 군용선박 등에서 700여 건이 넘는 GPS 오작동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교란신호는 지난 3월에도 발생하면서 이 일대를 지나는 항공기와 선박 등에서 약 5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북한의 전파교란 공격이 올해 들어 서해5도를 중심으로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GPS 교란 신호에 생계를 잇는 민간의 소형선박들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서해5도에는 백령도 88척, 대청도 68척, 연평도 64척 등 총220척의 민간 어선들이 조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모두 생계를 이어가는 영세 어민들로 일반 민간 GPS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PS 교란이 이뤄지면 지도에서 이들 선박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GPS 화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장치가 고장 나면 항해상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하면서 목표지점까지 도달이 어려워진다. 이에 이곳 어선들은 바다 한가운데 설치한 어구를 이 GPS로 확인해 조업을 하고 있다. GPS 교란이 발생한 지난 29일 백령도 한 어선이 설치한 어구 1개를 찾지 못해 허탕 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희 연평도 주민자치회장은 31일 서울경제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오늘 아침에도 조업을 나가 나는데 GPS 교란 신호가 감지됐다”며 “수시로 발생하는 교란신호에 어민들의 피해가 크게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들 선박의 피해를 줄이려면 대체 항법 장치가 필요하다. 항공기나 여객선 등 대형 선박은 GPS오작동을 대비해 대체 항법 수단을 있는 반면 소형선박은 일반 민간 GPS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GPS를 대체할 수 있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을 개발 중이다. KPS는 한반도와 주변 영역에서 센티미터급 위치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는 고정밀 항법시스템이다.
지규인 건국대학교 진기전자공항부 교수는 “서해5도의 어선피해는 대체할 수 있는 위성항법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이유도 있다”면서 “현재 개발하는 KPS 시스템은 여러 주파수를 쓰도록 설계돼 있어 북한의 교란신호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