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임단협 상견례부터 난항…갈등 실마리 풀까
||2024.06.04
||2024.06.04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본격 돌입한다. 노사 상견례 이전부터 이견을 보여 온 만큼 올해 임단협 교섭은 난항이 예상된다. 조선업계 호황기인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가운데, 올해 임단협 협상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4일 오후 울산조선소에서 올해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를 진행한다. 이날 상견례에는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백호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위원장 등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노사는 5월 28일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노조 교섭위원들의 상근 문제(타임오프제)를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타임오프제는 노사 교섭, 근로자 고충 처리 등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을 정상 근무로 인정하는 제도다.
타임오프제는 앞으로 임단협 교섭에 주요 협상안이 될 전망이다. 타임오프제를 두고 상견례가 미뤄지고 일정 협의가 안 된 상황에서 상견례를 갖는 만큼 타임오프제는 앞으로 교섭 진전 여부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사측은 2023년 12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에서 타임오프 시정 명령을 받아 노조 전임자의 조정을 요구했다. 현재 노조 집행 간부 40명 중 타임오프 적용 노조 전임자는 11명이다. 사측은 법에 따라 29명을 무급 전환하거나 수를 줄여야 한다.
노조는 다른 업계 예시를 들며 사측이 전임자에 대한 명목상 기금 등을 조성한 뒤 급여를 우회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측은 편법 소지를 우려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다 올해 5월 초 일부 노조 전임자에 현장 복귀 명령을 내렸다. 사측은 고용부의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해결이 안 되는 타임오프제가 가장 큰 핵심이다”며 “고용부에서 이미 시정 조치가 내려와 사측은 이를 따르려 하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단협 돌입 전 확정하는 기본합의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합의에서는 통상 임단협 상견례 전 각 위원들의 역할, 교섭 장소, 교섭 횟수 등 내용으로 임단협 교섭 진행 방향을 정한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4월 30일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 인상 ▲현재 60세에서 65세로 정년 연장 ▲국내 인력 충원 등 내용을 담은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전했다. 여기에 HD현대 계열 조선 3사와 공동교섭을 요구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가 타임오프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올해는 임단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며 노사 화합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조선 3사는 동시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1분기 우리나라 선박 수주액은 136억달러(18조6000억원)로 세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선업 대표 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는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 지수는 올해 4월 183.9을 기록하며 선박 가격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