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김 의원이 오는 열릴 11월 5일 본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계 미국인 중 처음으로 연방 상원에 진출하게 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뉴저지주 예비선거에서 김 후보는 경쟁 후보인 시민단체 활동가 로런스 햄, 노동운동 지도자 파트리샤 캄포스-메디나 후보를 제치고 오는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현역 의원인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뉴저지주 사업가들에게 현금과 금괴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직후 연방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민 2세로 미국 이민사회에서 3선 연방 하원의원에 오른 상징적인 인물이다. 지역구인 뉴저지주 남부에서 자란 김 의원은 공립학교에서 초·중등 교육을 마친 뒤 소수정예 전인교육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 딥스프링스 칼리지를 거쳐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이후 영국 로즈재단에서 후원하는 장학생으로 선발돼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그는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 미 국무부에 입성해 2011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으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에 힘을 보탰다.
정치권에 뛰어든 건 2018년 11월 중간선거부터다. 김 의원은 뉴저지주 3지구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공화당 현역 의원이었던 톰 맥아더를 제치고 뉴저지주의 첫 아시아계 연방 의원으로 이름을 올린 뒤 2022년까지 두 차례 선거에 승리하며 3선에 올랐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뉴저지주 남부는 백인이 압도적으로 많고 상대적으로 아시아계가 적은 곳이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에 난입했을 당시 김 의원은 연방의회 건물에서 혼자 쓰레기를 치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성실한 공복'의 이미지를 얻으며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미 정치권과 언론은 이번 민주당 예비선거 과정에서는 그가 보여준 '승부사 기질'에 주목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뉴저지주 현역 메넨데스 의원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다음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선언 전 지역 당지도부와 소통하는 관례를 깨면서 기득권에 맞서는 개혁적 정치인의 이미지로 대중에 각인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김 의원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그는 (현역인) 메넨데스 의원 자리를 이어받을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됐다"면서 "누구에게서도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전략"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