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프로야구(MLB)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계좌에 접근해 자신의 불법 도박 자금으로 사용하려던 혐의로 기소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 연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돈을 자신의 불법 도박 자금으로 사용하려던 혐의로 기소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결국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 연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앞서 지난 4월 미즈하라는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변제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33억8000만원)를 빼내 도박업자 계좌로 이체하면서 은행 측이 이를 승인하도록 거짓말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달러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즈하라는 법정에서 “나는 오타니를 위해 일했고, 그의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큰 도박 빚에 빠졌다”며 “나는 그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송금했다(I went ahead and wired money with his bank account)”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밖에 다른 진술은 하지 않았으며, 그의 변호사 역시 법원 밖에서는 발언을 거부했다.
미즈하라는 지난달 검찰과의 양형 합의에서 오타니에게 약 1700만달러를 반환하고 국세청에 114만9400달러(약 15억8000만원)의 세금과 이자,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다만 이 금액은 법원 선고 전에 변경될 수 있다.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다.
법원에 제출된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수백 차례의 도박 베팅에서 1억4200만달러를 따고 1억8300만달러를 잃어 순손실액이 약 4100만달러(약 560억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검찰은 오타니의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
마틴 에스트라다 미 캘리포니아 중부 지방 검사는 이날 청문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와 같은 범행에 오타니가 특히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타니는 이 나라(미국)에 온 이민자이기에 이 나라의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우리의 금융 시스템에 (자신보다) 익숙한 누군가의 먹이가 되기 쉽다”며 노인들과 이민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이제 조사가 완료됐고, 이런 완전한 유죄 인정은 나와 내 가족에게 중요한 종결(closure)을 가져왔다”며 “철저하고 효과적인 수사를 매우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모든 증거를 밝혀낸 당국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끝없는 지지를 보여줬다”며 팀과 가족, 다저스 구단에 감사를 표한 뒤 “이제 이 장(chapter)을 닫고 앞으로 나아가 야구 경기와 승리에 계속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